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은 17일 오전 증시폭락사태가 빚어지자 기자간담회를 자청, “미국과 한국의 경제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진화에 나섰다._발단이 된 미국의 증시폭락사태 전망은.
“미국 주가폭락은 장기호황에 따른 경기하락과 인플레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버블과 인플레 불안을 털고 가야한다는 시장조정 인식이 깔려있는 만큼 주가하락은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시장참여자들이 파국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_우리경제에는 인플레징후가 없는지.
“선거로 인한 통화·재정팽창도 없었고, 생산증가율도 둔화하고 있으며 이달엔 물가도 마이너스다. 적어도 지금은 인플레나 버블은 없으며 그런 만큼 내재적으론 주가하락요인이 없다. 인플레 여부는 기술적 반등요인이 사라지는 4~6월 실물경제를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
_어쨌든 기업내재가치에 비해 국내주가가 과열된 측면은 있는 것 아닌지.
“지난해 기업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오히려 개선된 측면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특히 은행은 대손충당금도 다 적립했고, 자기자본비율도 높은데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_주가하락에는 구조조정차질에 대한 불안감도 있는 것 같은데.
“여소야대 때문에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도 국민들이 정부의 위기극복 및 개혁노력을 지지한 것으로 본다.”
_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우리내부의 문제가 아닌 만큼 지나치게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시장이 작동해야 기관도 존재하는 것 아닌가. 나혼자 살겠다고 행동하면 모두가 죽는다. 98년 신용경색때는 금융기관의 이기심 때문에 연쇄부도가 발생했지만, 작년 대우사태때는 기관의 협조로 무리없이 넘어간 점을 기억하자.”
_외국인들의 자금유출 징후는.
“선거전부터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나간 흔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한국시장을 좋게 평가하고 있어 미국 증시폭락이 세계증시에 미치는 영향 이상의 행동을 우리에게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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