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31·삼성) 임선동(27·현대) 손민한(26·롯데)의 공통점은.첫째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둘째 대학때 국가대표 에이스였다. 셋째 프로입단때 당시 최고의 몸값을 받았다.
넷째 프로에서 이름값을 못했다. 동병상련의 입장에 서 있는 이들이 공교롭게도 올 시즌들어 나란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박동희 지난 시즌 경기가 안풀린다고 술집 유리창을 쳐 손을 다쳤을 정도로 욱하는 성질때문에 프로입단후 항상 미완의 대기로 남았던 박동희. 그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벌써 시즌 2승째를 올리고 있다.
완봉승 1차례 등 2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따냈고 방어율도 1.93에 불과하다. 1992년 롯데시절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을 당시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 계형철 삼성투수코치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제구력이다.
동희만큼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도 드물다. 하지만 항상 제구력이 문제였다. 올 시즌들어 투구폼을 작게 한 것이 제구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박동희자신도 올해마저 죽을 쑨다면 옷을 벗을 수 밖에 없다는 처지를 너무 잘 알기때문에 평정심을 되찾았다는 게 주위사람들의 전언이다.
임선동 ‘풍운아’ 임선동의 재기도 눈물겹다. 95년 일본 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와 입단계약을 하고도 연고구단 LG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좌절의 쓴맛을 봤다.
해외진출의 꿈을 접은 후 좌절의 나날을 보내다가 96년 박동희처럼 주먹을 함부로 썼다가 패가망신할 뻔 했다. 이듬해 견원지간이던 LG에 입단해서도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견디다 못해 지난해 현대로 이적. 그러나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선동이는 안돼”라는 주위의 비아냥에 묵묵히 2군에서 몸을 만든 임선동은 올 시즌들어 예전의 구위를 되찾았다. 7일 첫 등판에서 흠씬 두둘겨 맞았지만 14일 롯데전에서 묵직한 볼을 앞세워 첫 승을 따냈다.
김시진투수코치나 임선동은 “지난해보다는 볼끝이 좋아졌다. 마음이 문제다. 자신감만 회복한다면 올시즌이 절호의 기회다”고 말한다.
손민한 셋중 막내인 손민한은 지난 3년간 고작 1승에 그쳤다. 어깨부상이라는 마물에 걸려 명성에 먹칠을 한 그지만 올해만큼은 다르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본때를 보여준 손민한은 정규시즌들어서 2경기에 출전, 1패만 안고 있지만 지난 주말 현재 방어율 1위(0.0)이다.
올시즌 이들에게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재기의 무대라는 것이고 둘째는‘미완성’이라는 꼬리표를 뗄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며 셋째는 ‘명불허전’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세명의 불운한 스타들에게 서광이 빛추고 있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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