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닥 시장이 대 폭락을 기록하자 벤처기업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벨리에도 활기대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했다.3월중순 주가 20만원대에서 17일 6만원대로 급전직하한 B인터넷 벤처업체 직원 K(28)씨는 “한달만에 억대 부자에서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직원들 모두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일손을 놓은채 주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F인터넷 벤처기업 PR담당 L(26)씨는 “얼마전 T벤처업체에 스카웃된 선배는 2억의 스톡옵션이 반의 반이 돼 땅을 치고 있다”며 “직원들이 코스닥 주가 추이에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요즘은 ‘스톡옵션은 필요없으니 월급이나 많이 달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얼마전 자기 몫의 회사 지분을 처분하면서 다른 코스닥 벤처업체의 주식을 사들인 W인터넷솔루션벤처기업 사장(31)은 주가가 반토막이 나자 충격을 받고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하기도 했다.
특히 벤처기업의 현금이 마를 것이라는 5월, 7월 대란설까지 유포돼 벤처밸리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벤처기업 직원들은 “주가가 올랐을 때나 폭락하거나 어차피 내 손에 쥔 돈은 아니지 않았느냐”며 “이젠 정말 1등이 돼야 살아남는다”고 새롭게 전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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