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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이 쓴 '어머니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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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이 쓴 '어머니 찾아가기'

입력
200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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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과 고향, 한과 인내, 그리고 생명과 죽음까지. 어머니는 이 모든 의미를 껴안고 있는 귀소(歸巢)이다. 문학을 비롯한 예술작품 속에서도 종종 어머니는 창작의 궁극적 기원이다.‘어머니 찾아가기’(혜화당 발행)는 우리 문화예술인들 66명이 스스로의 창작활동의 근원이 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들을 직접 토로한 글을 모은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젊은 사제 시절 한복을 입은 노모와 함께 찍은 사진과 추모의 글을 실었고, 시인 구상 허영자 오세영 장석남, 소설가 한승원 박범신 신경숙 함정임 하성란, 극작가 차범석, 연극인 김명곤, 화가 황주리, 아나운서 황수경씨 등 문화 각계 인사들이 유년시절 눈물나고 정감어린 이야기들을 위주로 어머니에 얽힌 사연과, 돌아가신 분을 애틋한 심정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필자와 어머니 간에 주고 받았던 서간문을 소개한 이도 있고, 이제는 낡아 노랗게 빛이 바랜 사진들도 실었다.

김수환 추기경은 막내였던 자신에 대해 애정도 더하신 것 같았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부엌에서 그릇소리 날 때면 고향 생각,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마음의 고향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구상 시인은 어머니 나이 마흔넷에 태어난 늦동이로 자란 시절을 회고하고, 해방 이후 필화사건으로 월남(越南)한 이후 임종 소식을 풍문으로만 들었을 뿐 누가 임종을 지켰을 것인지, 그 시신을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 길 없어 “불효가 두려워서 저승에 가서도 뵐 낯이 없다”고 말해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젊은 작가 하성란씨는 ‘꺽다리 어머니’란 글에서 “키 큰 어머니 뒤를 좇아 시장에 가면서 나는 또 숨이 가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어머니 뒤를 좇아가는 게 힘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어머니의 크나큰 사랑을 비유해 말하고 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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