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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새시대 열리나](4) 북한내부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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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새시대 열리나](4) 북한내부파장

입력
200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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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합의 발표후 북한은 회담개최를 일대‘사변’으로 규정하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사회적 열기 즉 ‘붐’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소 비난의 대상이었던 남측 정상과의 회담성사를 김정일 총비서의 업적으로 돌리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주민들에게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있다.굳건해진 김정일 체제에 정상회담이라는 탄력을 주고, 주민통제 체제를 유지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밖으로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리는 ‘77그룹’ 회담에 참석했던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유럽 등지를 순방했던 백남순 외무상 등을 통해 남북 화해무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같이 대내외적으로 현 국면을 활용하려는 북한의 포석은 치고빠지는 식의 단기적 전술이 아닌 장기 전략적 고려속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 당국자들도“정상회담을 고리로 새 국면을 창출하려는 북측 전략은 이제 막 뚜껑이 열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얻어내고자 하는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 사회간접자본투자 유치 등은 단 한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일관되고도 장기적인 화해정책으로만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화해국면이 북한내부에 미칠 파장의 폭과 깊이는 그만큼 넓고도 깊을 것 같다. 우선 북한주민들이 겪을 이데올리기적 혼돈이다.

대적 개념으로 존재했던 남한이 협력의 파트너로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민족 대단결 원칙이라는 통일전선전술로 현 분위기를 설명하려 하겠지만 그 설득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미지수다. 70년대 중국은 수교 교섭중인 미국 닉슨 전대통령의 방중(訪中)을“제국주의가 백기를 들고 왔다”고 선전했으나 이 선전을 믿는 중국 국민은 거의 없었다.

미국을 위주로 짜여졌던 북한의 대외전략도 미국과 남한을 병행 상대하는 쪽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 발사후 2년간 대미외교에 주력했지만 얻은 것이라고는 약간의 식량이 고작이었다. 북한은 이제 식량난 해소와 산업 생산력 회복 등 문제 해결을 근본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상대는 남한이라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군사적 긴장해소와 대미, 대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남한을 대화의 핵심고리로 삼을 경우 북한내 실리추구 경향은 강화하게 된다. 이럴 경우 대남 대화를 중시해 온 북한내 비둘기파의 입지도 자연 공고해질 수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서동만교수는“북한 당국이 어떠한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설명한다 해도 폐쇄적인 사회분위기와 개방외교간의 간극을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회생을 위해 대외개방의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남북평화체제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입력시간 2000/04/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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