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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테크노 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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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테크노 환각'

입력
200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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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초강력 환각물질인 ‘LSD’와 ‘엑스터시(XTC)’가 국내에 깊숙이 침투, 젊은이들의 정신과 육체를 파멸로 몰고 있다. 20대 여성들이 기형아 출산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이들 환각제를 투약하다 적발되고, 테크노바를 찾는 젊은이의 30% 이상이 같은 경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 하고 있다.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 부장검사)는 16일 LSD 등을 밀반입, 유통시킨 미국인 밀러(27)씨 등 외국인 2명과 황모(37·회사원)씨 등 재미동포 중간판매책 2명, 이모(27)씨 등 여성투약자 6명 등 10명을 구속했다. 10대 여성투약자 2명은 치료조건으로 기소유예했다.

밀러씨는 3월초 네덜란드에서 온 우편물에 숨겨진 엑스터시 100정과 LSD 190조각을 투약·유통시킨 혐의다. 재미동포들은 밀러씨 등에게서 구입한 마약을 홍익대 인근 테크노바 등에서 20대 여성들에게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환각제의 노예가 된 여성들은 유명 여대 출신 카페 여주인, 대학·대학원생, 학원강사 등 고학력 20대들로 테크노바에서 ‘기분 좋아지는 약’이라는 외국인 등의 꼬임에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빨아먹거나(LSD) 알약으로 삼키는(엑스터시) 손쉬운 투약방법 탓에 거부감없이 환각의 수렁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들은 술과 함께 투약한 뒤 일부는 2차로 성관계까지 맺는 등 환락에 젖어왔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결과 테크노 바를 출입하는 젊은이의 30% 이상이 이런 마약류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해 이들 싸구려 마약이 신세대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LSD는 1960년대 미국 흑인들 사이에 유행했던 싸구려 마약. 먼지 1입자 크기인 25마이크로그램으로도 4-12시간 환각상태를 지속시킬 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부작용은 치명적이다. 시각적인 왜곡현상이 심해지고 정신착란을 일으키는가 하면 여성들은 염색체 이상으로 기형아 출산, 유산 등의 고통을 겪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7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으나, 국내에서는 90년대초 첫 발견 이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LSD는 한번 투약비용이 2만-3만원(히로뽕 10만원 안팎)에 불과해 유흥가 등에서 급속 확산되고 있다.

엑스터시(일명 도리도리)도 식욕상실, 정신착란 등을 일으키고 과다투약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히로뽕 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투약하고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면 환각효과가 커져 ‘도리도리’라고도 불린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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