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린이 100여명이 15일 런던 시내 중심가에서 부모의 체벌을 반대하는 대대적 시위에 나섰다. 어린이 인권보호단체 ‘아티클12’ 소속인 이들은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다우닝가까지 ‘우리를 때리지 말라’는 피킷을 들고 시가 행진을 벌인후 모든 어린이 체벌을 금지해 줄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이어 시위대를 대표해 6개월된 아기를 포함한 6명의 어린이가 ‘맞는것은 아프다’‘우리는 맞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외치며 토니 블레어 총리와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민체스터에서온 데이비드 헨리(16)군은 “어린이에 대한 부모의 물리적인 폭력은 불법”이라며 “전세계 어린이 누구도 맞아서는 안된다는 정치적 약속을 받아낼 것이다”고 당차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정부는 지난 1월 부모가 자녀에게 ‘사랑과 애정이 담긴 회초리’를 들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하지만 성공회 찰스 도드 목사는 “회초리가 모든 폭력의 시작”이라며 “현재의 체벌은 사랑의 매가 아니다”고 정부를 강력히 비판, 명료한 법률로 규제할 것을 촉구했다.
1998년 영국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부모중 88%가 “체벌이 때때로 필요하다”고 답하고, 7%는 아예 체벌의 교육적 효과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에서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된 나라는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이고, 이탈리아, 독일, 불가리아 등은 입법과정에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입력시간 2000/04/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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