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메트로돔. 토요일 야간경기를 즐기러 온 5만여 미네소타 팬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6번타자 칼 립켄 주니어(39)가 타석에 들어서자 들뜨기 시작했다.7회 4-5로 홈팀이 역전당한 상황에서 원정팀선수를 응원하는 이색적인 장면의 연출은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을 앞둔 철인 칼 립켄 주니어때문. 4회 우전안타로 통산 3,000안타의 대기록에 1개가 모자라던 그는 3번째 타석에서 상대투수 헥터 캐러스코로부터 깨끗한 중전안타를 빼앗아 대망의 고지를 밟았다.
역시 3,000안타 클럽 멤버 에디 머레이 1루코치의 축하인사를 받은 그는 모자를 벗어 관중의 환호에 답례했다.
한번도 달성하기 힘든 대기록을 그는 82년 데뷔 후 19시즌만에 두번이나 만들었다. 첫 기록달성은 95년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으로 믿어졌던 철마(Iron Horse) 루 게릭(전 뉴욕 양키스)이 보유하고 있던 2,130경기 연속출장기록을 사뿐히 넘어선 것.
그의 연속출장기록 행진은 99년 부상으로 2,326경기에서 멈췄지만 수비부담과 체력소모도 크고 부상위험이 따르는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세운 것이어서 값어치가 더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인은 그때 얻은 애칭. 100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3,000안타 고지를 밟은 선수는 그를 포함해 고작 24명. 탁월한 타격솜씨에 꾸준한 출장이 이어지지 않으면 밟기 어려운 기록이다.
작년 대기록을 세운 토니 그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마지막 10개를 채우기가 더 힘든데 주니어가 멋지게 해냈다”고 칭찬해마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최다안타부문에서는 피트 로즈(4,256개) 타이 콥(4,191개) 행크 아론(3,772개)이 1-3위에 올라 있다.
97년 이적생 마이크 보딕에게 유격수자리를 넘기고 3루로 돌아섰고 허리수술까지 받은 몸을 딛고 타격폼을 바꿔 지난해 생애 최고의 타율로 시즌의 마친 그의 기록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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