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계기로 남북간 경제협력이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자 중소·벤처기업들이 북한 특수 선점에 나서고 있다.이들은 앞으로 남북 경협이 대기업보다는 경공업분야의 중소기업이나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분야 벤처기업에 더 유리하다고 보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기관들도 임가공과 대북 투자등 우리 기업의 북한진출 지원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북한 평양 대동강 구역에 협동화사업 방식으로 조립공장을 운영중인 PC 모니터 전문업체 IMRI와 카세트테이프 메이커인 성남전자, 코일제품 생산업체 세광테크노전자는 최근 설비 확장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대북 경협자금 신청을 했다.
98년 10월부터 평양에서 전자회로기판(PCB)생산을 시작, 현재 월 1,000대 가량의 모니터 반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IMRI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벤처투자조합과 은행 금융기관등의 투자지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남전자도 지난해초부터 월 200만개의 카세트테이프 생산에 들어갔으며 세광테크노전자는 최근 시제품 생산을 끝내고 다음달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완제품을 국내 반입할 계획이다.
북한에 투자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해 협동화자금이나 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중진공은 이들 3개사에 올해 27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중진공은 또 중소·벤처기업들의 대북 투자진출을 돕기 위해 ‘대북 경제협력 지원센터’를 개설, 유휴설비 이전과 경영기술지도, 자금지원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기협중앙회가 회원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북한 업체와의 임가공 사업과 제조물 반출반입, 투자 등 남북 연계사업에도 16일까지 120여개 업체가 사업신청을 했다.
중앙회는 신청업체들의 사업계획서를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에 전달해 타당성 검토를 마친 뒤 업체별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 올해 안에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도 국내 중소기업의 대북 위탁가공무역 지원을 위한 ‘위탁가공교역지원센터’를 다음주초부터 가동한다.
이밖에 부산 신발협동조합과 대구 섬유협동조합 등은 북한에 소규모 공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가 북한에 경제특구로 조성할 서해안공단에도 섬유와 의류 신발 완구 전자조립 기계 등 200여 중소업체가 우선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고 통천 경공업단지에도 20여개 업체가 입주신청을 했다.
인터넷 벤처기업들은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상당히 앞서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벤처캐피털과 연계해 대북 협력방안과 투자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오영교 차관은 “투자보장 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 교역의 틀이 갖춰지면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가 북한의 노동력및 자원과 결합해 활발한 투자와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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