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폭락이 세계시장 동반 붕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서도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日經)평균주가는 2만엔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정보통신 종목이 대체로 한창때의 3분의 1로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도쿄증시에서 첨단기술주의 ‘거품 붕괴’는 2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3월에는 벌써 거품 붕괴 관측이 무성했고 4월 들어 거래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급격한 하락이 잇따랐다. 특히 선두주자였던 소프트뱅크와 히카리(光)통신의 주가 하락은 두드러졌다. 소프트뱅크주는 14일 6만1,300엔을 기록, 2월15일의 최고가 19만8,000엔에 비하면 69% 이상이 빠졌다. 그러나 정보통신 종목에서도 ‘기대와 실적’을 동반한 종목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낮았다. 소니는 3월말에 주식을 2분할했으나 1만3,280엔을 기록, 3월1일의 최고가 3만3,900엔에서 22% 빠지는 데 그쳤고 NTT도코모도 최고가에서 18% 떨어졌을 뿐이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선별 의식은 ‘굴뚝 종목’의 강세로도 이어졌다. 도요타자동차의 주가가 꾸준한 상승끝에 연일 올 최고치 주변인 5,600엔대를 맴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경기 회복 흐름속에 차분히 수익을 늘려 온 구경제 종목이 신경제의 속락속에서도 도쿄 증시를 버티고 있다.
물론 근본 요인은 연 0%인 초저금리를 배경으로 한 개인자금의 유입이다. 1999년도 개인 자금은 전년도보다 2배 가까운 전체의 30%에 달했다. 더욱이 미국 경제의 불안에 따른 해외 자금의 유입도 이어져 ‘굴뚝 종목’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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