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로 야당인 한나라당은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실패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세를 크게 신장, 지역당의 이미지를 벗어 났다. 지역색이 없는 수도권·중부권에서는 한나라당을 앞지르고 이겼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이겼고, 민주당은 지고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자민련은 참패했다. 향후의 정국은 이같은 여야의 선거결과, 제1당으로서의 성공과 실패, 또는 ‘승리와 선전(善戰)’사이에서 빚어질 갈등구조로 출발할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 정국전망은 밝지 않다. 여야는 우선 정국 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국의 순항여부는 여야의 하기나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우선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의 향후 정국의 대처자세이다. 한나라당이 처음부터 거대야당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려 한다면 정국은 꼬일게 틀림없다.
한나라당도 일정부분 책임을 지는 자세로 정국에 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나라당은 또한 견제력을 적절히 발휘해야 한다. 생산적인 견제, 정권의 오만을 꼬집는 건전한 견제에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혹시 김대중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위축시키려 한다면 그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통령의 권위는 그 나름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김대통령은 제2당 민주당의 총재이지만,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대통령이다.
김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정국 주도권 쟁투를 벌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나라당이 벌써부터 ‘준엄한 심판’ 운운하는데, 선거로 모든 것에 대한 심판이 끝난 상황에서 이런 식의 태도는 적절한 것은 아니다.
한편 여권 일각에서 소여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이른바 小정계개편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강력한 견제로 오히려 정국을 파행으로 이끌어 갈 소지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참패한 자민련과 JP의 향후 행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자민련은 정국의 변수로 전락했지만 전혀 활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느 당도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자민련의 17석은 매우 요긴하다. 때에 따라 완충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JP의 위상은 다르다. 그는 선거결과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읽어야 할 입장이다. JP가 어떻게 대처할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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