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6대 총선은 2002년 대선을 확실히 ‘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총선 결과만을 놓고 보면 97년 여야간 정권교체의 매개 역할을 하기도 했던 ‘내각제’가 사실상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내각제 신념을 고수해 온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어려워진 정치 입지는 내각제 추진에도 치명적이다. 또 내각제를 반대해 온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이번 총선에서 대권도전 기반을 한층 더 다진 마당에 다른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리도 만무하다.
민주당내에도 강력한 대통령제론자인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이 버티고 있어 자민련과의 공조가 회복돼도 ‘내각제 약속’까지 부활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지역구도 타파와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마지막 변수가 될 수는 있으나 이번 총선에서 조성된 국회의석 분포로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주자들의 대권도전 행보가 빨라질 개연성이 높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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