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65곳중 64곳 석권 '왜?'16대 총선은 그동안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시멘트표’라는 단어가 더이상 호남지역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개표결과 한나라당은 부산, 경남·북 등 영남권 65곳 중 울산 동 1곳을 제외한 64곳을 휩쓸었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영남권 76곳 중 51곳만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완전한 싹쓸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영남권의 절대적 우위를 토대로 수도권의 부진에도 불구,제1당을 고수했다. 반면 민주당은 집권이후 줄기차게 ‘동진(東進)정책’을 폈지만 ‘지역감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영남권 교두보 확보에 실패했다.
역대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도 5-10곳까지 내주었던 ‘넉넉한 인심’이 사라지고 한나라당에 몰표를 던진 영남표의 놀라운 응집력을 놓고 우리정치의 최대치부인 ‘지역감정’의 공고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크다.
대체로 일치하는 분석은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등 여권이 호재로 꼽았던 카드가 영남위기론을 자극, 표의 응집효과를 거두었다는 것.
수도권과 충청지역을 오갔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부지런한 유세행보도 영남권 정서를 자극했다는 것이 한나라당 분석이다. 영남권 분할을 노린 민국당의 참패도 다름아닌 ‘이인제 배신감’의 효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남권을 똘똘뭉치게 한 가장 큰 요인은 ‘반DJ심리’였고 거기에는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욕구가 깔려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현정부 들어 심화한 특정지역 편중인사와 편중예산배정등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영남권이 단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영남표 결집은 “수도권에서 참패했다면 자칫 ‘영남지역당’이라는 꼬리표를 달 뻔 했다”는 한 당직자의 말이 말해주듯 한나라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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