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과외교습이 고시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인기다.특이한 점은 과외교사들이 고시합격생이 아니라 여러차례 시험을 치른 경험많은 수험생이라는 것. 이들은 보통 주 2회씩 한달에 50만원 안팎의 수강료를 받고 ‘초보 수험생’들을 가르친다.
지방 K대를 휴학하고 올해 초 상경,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앞 고시원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김모(26)씨는 올해 2월부터 고시 과외지도를 받고 있다. 김씨는 “월 50만원을 주고 사법고시 준비 6년차의 ‘고수’로부터 토·일요일 오후 2시간씩 수업을 받는다”며 “함께 상경한 대학동료들 중 여러명이 나처럼 과외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대 앞 등 고시촌 주변 서점게시판 등에는 ‘고시 지도해주실 분 찾습니다’라는 메모들이 곳곳에 붙여져 있고, 고시관련 정보지에도 ‘아르바이트구함. 사시 행시 변리사 2차 경험자 우대’라는 광고 등이 게재된다.
사법고시 2차시험을 준비하는 박모(24·여·Y대 졸업)씨는 “시험유형을 잘 아는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을 준다”며 “함께 2차 시험을 준비중인 선배로부터 주 1회 30만원을 주고 과외를 받고있다”고 털어놨다.
과외까지 받는 고시생들이 대개 부유층 자제들인데 비해, 개인교수로 나서는 고시생들은 본인의 공부까지 희생해 가는 만큼 아무래도 형편이 넉넉치 못한 경우가 많다.
사법고시 2차에서만 2번을 낙방한 최모(31)씨는 “생활설계사인 아내에게 더이상 손을 벌리기가 미안해 지난해 과외를 시작했다”며 “나는 떨어지고 지도했던 학생이 사법고시를 최종합격 했을때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씁쓸해 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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