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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디자인이라면 항상 무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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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디자인이라면 항상 무료봉사"

입력
200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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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섭 국민대 시각대디자인학과 교수물새 물고기 게 새우 그리고 사람. 윤호섭(尹昊燮·57)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가 최근 완성한 새만금간척반대운동의 기본 비주얼에는 갯벌의 생물과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염원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기본 비주얼은 앞으로 포스터 플래카드 스티커 모자와 티셔츠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며 사람들에게 갯벌의 소중함과 새만금간척사업의 문제점을 알리게 된다.

윤교수는 시각디자인전문가로서의 기술과 지식을 자원봉사에 활용하는 환경디자인 자원 봉사자이다.

윤교수가 지금까지 그려낸 환경자원봉사작품은 모두 40여점. 시각디자인 교수로서 한 점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는 작업이지만 윤교수는 환경보호를 위해 모두 무료로 만든다. 구불구불 흐르는 동강 물줄기는 그의 대표작. 지난해 동강댐 건설반대운동이 한창일 때 티셔츠에도 그려져 유명해진 그림이다.

유전자조작식품에 반대하고 대만의 핵폐기물 북한 반입을 반대하는 비주얼도 모두 그가 만들었다. 지난해 지구의 날 행사때 나붙은 ‘차없는 거리’ 포스터도 그의 작품. 대부분 중요한 환경문제가 터지면 환경단체들이 서둘러 제작해달라고 요청해 만든 것들이다.

그가 환경 디자인 봉사에 나선 것은 91년. 그해 여름 강원 고성서 열린 세계잼버리대회 포스터를 유료 디자인한 뒤 포스터 3,000여장을 들고 대회장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그는 포스터에 사인을 해 참가 대원들에게 나눠주면서 일본서 온 대학생 미아시다 마사유(宮下正義)군과 친해져 일본에 갈 때마다 그의 집에 들를 정도가 되었다.

어느 날 마사유군이 한국의 환경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때 제대로 대답못해 부끄러웠다”는 윤교수는 이후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래도 잘 하는 분야에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환경 디자인 봉사에 나섰다.

환경 디자인을 만들면서 일상 생활도 크게 달라졌다. 샴푸를 덜 쓰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고 출근시간을 아껴 승용차 휘발유 소비를 줄인다고 아침 7시면 집에서 나선다. 사용한 서류 봉투는 뒤집어 메모지로 쓴다. 심지어 음식물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기 위해 집에서도 식판에 밥을 먹는다.

“혹시 남다른 재주가 있다면 그걸 조금만 활용하고, 그게 아니라면 각자 자기의 일상속에서 작은 것을 실천할 때 우리 모두 훌륭한 환경운동가가 될 수 있다”며 일상적인 환경운동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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