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총선 손익계산서는 일단 ‘흑자’로 기록돼야 할 것 같다. 당내에선 이위원장이 총선의 완전한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그의 적극적인 충청권 공략 전략이 없었다면 낭패를 당했을 것”이라는 평이 많다.벌써부터 “민주당의 총선 최대 수혜자는 이인제”라는 소리도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이위원장 캠프에서도 수도권과 충청권 공략에 성공,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데 고무된 표정이 역력하다. 또 당안팎에 15대 대선의 ‘이인제 표’가 허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당내에선 이위원장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사람’과 ‘인맥’이라는 평이 많다. 그가 98년 국민신당을 이끌고 국민회의에 입당할 때 함께 온 현역의원은 6명.
이중 박범진(朴範珍)의원등 4명이 낙선했지만 자신의 영향권에 있는 20여명의 인사들을 원내에 진입시켜 막강한 계파를 형성할 채비를 갖추었다.
원유철(元裕哲) 이용삼(李龍三) 유재규(柳在珪) 이희규(李熙圭)당선자 등 국민신당 출신 직계부대 6명과 충청권 당선자 전원, 수도권과 강원 제주 일부 당선자도 이위원장의 덕을 톡톡히 입은 케이스.
당내 역학관계에서도 이위원장은 원내에 진출해 정치적 입지를 넓힌 반면 잠재적 경쟁자였던 이종찬(李鍾贊)전국정원장과 노무현(盧武鉉)의원 등이 낙선, 당장 9월 경선의 전망이 밝아졌다.
그러나 그의 호조건은 역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김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이위원장의 급부상은 권력누수로 이어질 수도 있어 집중적인 견제에 놓일 수 있다.
또 원내 제1당 확보에 실패한 만큼 민주당이 자민련과의 협조관계를 복원할 때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제1타깃’이 될 수도 있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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