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영속 새 자리매김종합상사들이 눈코 뜰새 없이 바빠졌다.
벤처기업과 제휴하랴, 해외벤처에 투자하랴 뛰던 종합상사들은 최근 대북특수까지 겹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룹의 국내·외 벤처투자 첨병 역할을 맡은데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투자 사령실 역할까지 떠맡게 된 것.
현대종합상사는 이달 중 미국 산호세에 지사를 설립하기 위해 3명의 직원을 실리콘밸리에 파견해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인터넷 벤처기업 아이해브무브드닷컴(Ihavemoved.com)의 지분 1.5%를 확보한데 이어 미국의 화학전자상거래업체인 켐코넥트닷컴에도 투자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대북경협 기회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 서해안공단 입주희망업체들을 모집하는 한편 북한공단 입주업체들의 원부자재 조달 및 생산제품의 수출을 위해 B2B사업 계획도 수립 중이다.
해외벤처투자와 대북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기는 LG상사도 마찬가지. LG계열사들과 공동출자를 통해 미국 뉴욕에 ‘애스나테크놀러지벤처스’라는 벤처캐피탈회사를 설립해 투자에 나섰다.
향후 전개될 대북경협을 위해 비무장지대에 10억달러를 투자해 국제물류센터를 세우고 이를 육로로 연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20만대규모의 TV합영공장을 북한에 설립하고 비료공장, 합성수지공장 설립 등도 추진 중이다.
벤처기업투자에 선두주자였던 삼성물산의 골든게이트팀은 이미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개설해 유망벤처기업의 조사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SK상사의 신규사업팀도 올 상반기중 미국 실리콘밸리지역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디지털경영 붐으로 사업영역 위축에 고민하던 종합상사들이 벤처에다 대북특수로 새로운 역할을 맡게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으나 당장 수익과 연결되는 것들이 아니어서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