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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장 개미엔 '위험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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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장 개미엔 '위험한 게임'

입력
2000.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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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장이 14일로 개장 18일째(거래일수 11일째)를 맞는다.거래 첫날 예상을 뒤엎고 평균 거래가격이 공모가의 6-16배까지 뛰었지만 이후 줄곧 소강상태.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열흘만에 반토막이 났다.

팔고 싶어도 제값받고 팔 수 없는 환금성 문제가 노출됐고, 가격제한폭이 없다는 선진적 투자환경과 호가가 일치해야 한다는 원시적 매매원리에 투자자들 혼란도 계속됐다. 작전도, 눈속임도 쉬워 일반 투자자들이 가까이 하기엔 안전장치가 전무하다는 문제점도 확인됐다.

이는 운용의 문제라기보다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제3시장이 ‘팔자’와 ‘사자’의 경쟁적 공방속에 적정 주가로 수렴하는 ‘시장’이 아니라 사인(私人)간의 호가중개시스템일 뿐이기 때문이다.

근본적 한계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제3시장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반면 거래종목 증가에 따른 투자자의 관심 증대 가능성이라는 ‘시장의 힘’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성장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소한 50여개 기업이 거래되는 다음달에야 그 가능성을 점칠 수 있어 개인들은 투자보다는 관망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거래 10여일만에 주가 반토막

제3시장 매매개시 첫날 거래된 고려정보통신 네트컴 코리아2000 한국웹TV 등의 주가는 열흘만에 반토막에도 못미치는 48-37% 수준으로 추락했다.

3일부터 거래된 한국미디어통신 케이아이티 스포츠뱅크코리아 등도 26-59% 수준에 불과했으며 확률씨앤씨 베스트인터넷 환경비전21 등은 공모가이하로 떨어지거나 근접했다. 대부분 종목이 예외없이 꾸준히 떨어지는 모습.

■환금성 문제 심각

제3시장에서는 주식을 산뒤 사흘째 되는 날 팔 수 있는데, 평균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매도가 여의치 않다.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갭이 벌어지면서 하루 거래량이 1만주가 넘는 종목은 한두 종목에 불과하다.

거래일수 10일동안 종목수는 늘어났지만 거래대금은 줄었다.

4개종목이 거래된 지난달 29일 총거래대금은 65억6.000만원으로 종목당 16억4,000만원씩 거래됐으나, 18개 종목이 거래된 12일 종목당 4,800만원어치(총 8억7,000만원)만 거래됐다. 거래초기 섣불리 샀다가 투자자금을 장기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호가중계시스템의 한계

가격제한폭이 없는 상대매매로 인해 2만원짜리 종목이 150원, 200원 등에 매매되는 ‘코미디’같은 거래가 매일 1,2건씩 발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가 종가 평균가 등의 의미가 약해 매수호가를 얼마로 해야할지 몰라 선뜻 사기가 부담스럽다는 것.

일물다가(一物多價) 현상이 워낙 심해 적정주가를 매기는 것이나 주가상승·하락을 평가하는 것조차 엄밀히 말해 의미가 없거나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보호장치가 없다는 것도 문제. 한국웹TV는 전환사채를 발행, 125만주를 800원에, 60만주를 1,000원에 주식전환했다. 전환가격을 자유롭게 매길 수 있고 공시의무도 없어 악성매물이 출회돼도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시의무 강화와 경쟁매매, 가격제한폭 도입을 주장한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임종용 증권제도과장은 “정식 시장을 또하나 만들자는 얘긴데 이는 제3시장 설립 취지와도 다르고 또다시 호가중개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말했다.

금감원 이갑수 자본시장감독국장도 “투자자 보호를 감안하면 공시의무를 강화해야겠지만 제3시장이 사인간의 장외 거래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공시의무를 두는 것은 딜레마”라고 말했다.

■전문가 견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대유리젠트 김경신 이사는 “제3시장의 한계가 확인됐다”며 “제3시장을 ‘시장’으로 만들지 않는한 공모에 참가한 사람은 팔고, 코스닥등록후를 노리는 사람은 장기투자하는 정도가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성환 3S커뮤니케이션 사장은 “거래종목수가 늘고 있고, 코스닥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태생적 한계는 극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종목수는 내달초 이니시스 등 50여개에 달하며 상반기 100개, 하반기에 200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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