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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폭락 4,000P 붕괴 '기술주 팔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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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폭락 4,000P 붕괴 '기술주 팔아야하나'

입력
2000.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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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업종은 더이상 구경제가 아니다. 기술주를 버릴 때가 됐다”증시의 메카인 미국시장에서 기술주매도 권고가 이어지면서 기술주가 ‘자유낙하’하고 있다. 연초 기술주에 대한 버블론 논쟁보다 더욱 과격한 표현으로 기술주가 공격당하면서 나스닥이 폭락하자 마찬가지로 기술주가 대거 포진한 코스닥도 태풍의 직접 영향권 내로 들어가는 양상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코스닥 기술주에는 추가로 빠질 거품이 아직 남아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매매패턴을 권고했다.

■기술주 낙하 어떻게 볼 것인가

기술주 버블논란은 12일 나스닥시장에서 거의 극에 달했다. 골드만삭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수익전망을 부정적으로 발표하자 MS를 시작으로 인텔 시스코시스템 델 등이 무차별적으로 무너졌다.

결국 나스닥지수는 사상 2번째 큰 낙폭인 286.72 포인트나 곤두박질치며 3,769.18포인트로 마감, 4,000포인트를 하향돌파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10일 최고치를 경신한 이래 25%나 빠진 셈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기술주에 아직 거품이 남아 있다며 추락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말 골드만삭스 전략가인 애비 코언의 주식비중축소 발표가 기술주 하락에 불을 당겼고 이어 메릴린치의 수석분석가인 리차드 멕케이브는 “40-50%하락한 기술주의 비중을 줄이고 경기관련주나 금융주로 옮겨갈 때”라고 제안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기술주의 과다한 거품에는 동의하고 있다. 신흥증권 정병선 이사는 “지난해말 신기루처럼 번지기 시작한 뉴밀레니엄의 도래라는 환상이 기술주를 과대포장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으로 작용했다”며 “실현되지도 않은 미래의 수익가치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현실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내의 기술주 버블논란은 기술적 조정국면에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기술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미국에서도 추가로 기술주를 매입하는 데 수급이 역부족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자금이 증시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금융주 등 굴뚝주로 이전하는 것도 기술주에 대한 기간·가격조정에 대한 희망과 필요성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기술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의 기술주 버블논쟁과 이에따른 조정이 당분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코스닥도 극히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한국투신 김성대 주식운용부장은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의 기술주는 30%이상 고평가돼 있다”며 코스닥 종목 전체로 거품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신은 2월 이후 투신권이 주식운용 자금에서 최고 15%까지 코스닥 비중을 높일때도 6%대로 조심스럽게 운용했다.

김부장은 현재는 그보다 비중을 낮췄다며 앞으로도 높일 의도가 없음을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상무도 “성장산업의 전망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나스닥의 불안이 가라앉을 때까지 코스닥도 불안정과 기간조정을 지속할 것”이라며 “추세전환은 아니지만 현금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관리하고 관망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정에도 불구하고 기술주에 대한 옥석가리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이 강하다. 실제 코스닥 종목가운데 새롬기술 다음 등은 최근 60-70%의 높은 하락률을 보였지만 주성엔지니어링 한아시스템은 30-40%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미국에서도 조정기간 동안 시스코시스템 오라클 등 가치주의 성격을 포함한 기술주는 덜 빠졌다”며 “삼성전자 등 거래소 기술주는 더욱 메리트가 크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조사부 전병서 연구위원도 “인터넷 기술주에 비해 수익전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반도체관련주 블루칩은 여전히 경쟁력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회복은 언제쯤

수급불안에 나스닥 폭락까지 겹쳐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KTB자산운용 장사장은 “빨라도 5월까지는 급반등의 계기가 마련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정이사는 회복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외국인의 동향이 분수령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시장은 여전히 장미빛이며 기술주로 향한 주타깃도 변함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의 집중매수는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것.

정이사는 “기관과 개인이 나스닥을 코스닥의 감성적 잣대로 주시하는 동안 외국인의 저가매수자금이 쏟아지면 코스닥은 나스닥과의 동조화를 끊고 독립적으로 회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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