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으로 사실상 참패, 정당간판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투명하게 됐다.125명의 후보를 냈지만 기대했던 부산의 당중진까지거의 전멸했기 때문이다. 민국당은 겉으로는 교섭단체 운운했지만 내심 현행 10석의 현상유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당지도부조차 원내진입에 실패함으로써 자생력은 커녕 향후 정계개편에서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마저 희미해졌다.
장기표(張琪杓)선대위원장은 이와 관련 “엄청난 금권·관권선거에다 지역구도화한 DJ-반DJ구도에 우리 당이 설 자리가 없었다”며“우선 한나라당에 야권분열책임을 추궁하며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애써 자위했다.
그러나 선거결과가 워낙 형편없어 이 또한 쉽지않을 전망이다. 결국 민국당은 당간판만 유지한 채 이름만 있는 ‘식물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민국당의 참패는 무엇보다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정치세력의 이미지를 심는데 실패한데서 찾을 수 있다. 지도부의 잇단 출마번복과 갈등, 타당과의 차별화실패 등으로 신당의 참신함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총선용 급조정당’‘낙천자 모임’이라는 벽을 넘지못한 것이다.
민국당은 특히 최대의 승부처로 삼았던 영남에서 한나라당을 대체할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실패, 몰락을 자초했다.
민국당은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의 대선필패론까지 거론하며 영남의 반DJ정서를 업으려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당의 고위관계자는 “부산 등 영남에서 민국당을 찍으면 민주당만 좋아진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먹혀들면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싹쓸이하는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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