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관리의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의 등장에서 비롯됐다. 후보자 신상공개에서 투개표 실황중계에 이르기까지 총선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정보가 중앙선관위 인터넷 홈페이지(www.nec.go.kr)를 통해 일반 국민에 곧바로 전달됐다.유권자의 ‘알 권리’가 크게 신장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후보자 신상공개
후보등록일인 지난달 28, 29일 양일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는 지역구·비례대표 후보자 1176명의 재산·병역·납세현황이 빠짐없이 올랐다.
하루 2,000여건에 불과하던 홈페이지 접속건수가 15-20여만건으로 폭주했고 석연치 않은 병역면제사유와 납득하기 힘든 납세실적을 보인 후보자들은 집중적인 의혹대상으로 부각됐다.
신상공개의 하이라이트는 6,7일 양일간 진행된 금고형이상의 전과공개. 모두 190명의 후보자가 전과자인 것으로 드러났고 간통·사기·뇌물수수 등 파렴치성 전과자도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사자들은 경위해명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유력 후보자중 몇몇은 이 과정에서 당선권에서 멀어지는 등 파급효과가 컸다.
■투개표 실황중계
투표 당일인 13일 오전 7시부터 전국 223개 선거구의 투표율이 2시간 단위로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각 투표소에서 집계한 투표현황이 구·시·군 선관위에 보고되면 즉시 중앙선관위 메인 컴퓨터에 입력되는 방식.
개표중계에 이르러서는 총 30개 항목(당선인현황 23개, 개표과정 7개)에 걸쳐 세분화된 분석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특히 근소표차 선거구의 개표상황을 별도로 분류, 흥미진진한 관람을 가능케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관심대상선거구 개표현황을 즉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국의 개표방송과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준비기간 및 프로그램구성
최초 준비에 들어간 것은 선거법 개정이전인 1999년 6월께. 당시 선관위와 각 당이 내놓은 선거법 개정안을 토대로 모두 3안에 걸쳐 프로그램의 대강틀을 짰다.
이후 선거법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지닌 선관위 직원 8명으로 ‘태스크 포스(task force)팀’을 구성, 올 2월초 투개표·선거운동·당선인현황·정보관리 등 총 8개 영역에 걸친 1차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평가 후보자 신상공개가 프라이버시의 침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연, 학연등 1차적 인간관계가 아닌 이력이나 인물됨됨이를 보고 투표하는 새로운 선거문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투표 중계과정에서 시스템 착오가 발생, 중계가 지연되는등 기술적 미비도 몇차례 지적됐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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