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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회장 귀국 늦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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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회장 귀국 늦춘 까닭은?

입력
2000.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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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남북경협 ‘새 작품’은 뭘까.”재계에서는 요즘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맞물려 현대가 조만간 금강산 관광에 이은 대규모 남북 교류 사업 ‘제2탄’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같은 기대는 대북사업 협의를 위해 현대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귀국을 늦추면서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대북사업과 관련, 북한 개방과 경제난 극복을 위해 일본 중국 미국 등의 유수 업체와 현대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인 ‘그랜드 컨소시엄’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와 북한과 일본의 수교 협상 급진전도 이같은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계는 현대와 정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사업 재도약을 꿈꾸는 계기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때문에 빠르면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께 국내로 들어올 정회장의 귀국보따리에 관심이 쏠린다. 6월 남북정상회담 전에 있을지도 모를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방북 및 김정일(金正日) 위원장 면담 성사여부도 이때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5일 정명예회장과 대북사업 자금관리를 맡고 있는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회장,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사장 등과 일본 출장길에 오른 정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막판 협상이 진행중이던 7일 이 회장과 함께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갔다가 현재는 다시 혼자서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다.

지난 10일 귀국 항공권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정회장은 국내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현대 역할설이 나오자 아예 총선 후로 귀국을 미뤄왔다.

현대관계자는 “정 회장은 수행비서도 없이 조용히 움직이기 때문에 일정이 거의 체크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에서 북한 사회간접자본(SOC)투자와 금강산 관광, 반도체 사업과 관련, 재계 인사를 두루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남한이 북한의 경제회생을 돕게 되고 북한과 일본이 수교할 경우 대일 청구권 자금 등 일본이 북한에 제공하는 배상금 등의 사용처가 북한 내 SOC 확충에 쓰일 것”이라며 “현대건설 등이 사업 참여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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