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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한 표의 책임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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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한 표의 책임을 다하자

입력
2000.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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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의 날이 밝았다. 마침내 유권자의 차례다. 유권자의 한표 한표에는 우리 주변의 미래, 우리 정치의 미래, 그리고 우리 나라의 미래가 담겨 있다. 유권자는 후보를 선택할 권리가 있으나 그에 따른 책임도 공유한다.어느 후보, 어느 정당을 선택하든 그것은 유권자의 마음이다.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신성한 권리다. 그러나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나, 아무 정당이나 선택할 수는 없다. 개인적 연(緣)과 감정을 떨쳐내고 차분하게 나라의 미래를 따져야 하는 책무가 있는 것이다.

유권자의 한표는 또한 권력의 안정과 견제를 가름하는 저울 추의 역할을 한다. 한표 한표속에는 그만한 민의의 무게가 실려 있다. 이 민주적 절차에 참여하는 것, 그것도 유권자의 도리이다. 시대적 상황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가 해야 한다.

이번엔 어느 때보다 선택의 참고자료가 많다. 후보의 납세 병역기록은 물론, 형평성에 문제가 있기는 해도 전과기록도 공개됐다. 시민단체의 낙선자 명단과 그 선정배경도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그래도 뽑을 사람이 없다면 차선을 택해야 한다. 정치 냉소주의에 휩쓸려 소중한 한표의 행사를 포기한다면, 부패·무능한 정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엔 끊어야 한다. 특히 이런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 지역정서에 호소하거나 금품을 살포한 후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는 모름지기 무능하고 부패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이다.

유권자들은 이번엔 내 고향의 미래, 내 나라의 미래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를 곰곰이 따져야 한다. 이젠 한풀이를 해야 할 지역은 없다고 본다. 싹쓸이 현상에 대해 유권자 스스로 부끄러워 해야 할 때다. 그런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선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은 유념해주기 바란다. 휴양지가 예약사태라고 하는데, 놀러 가더라도 투표를 하고 놀러 가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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