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호재는 ‘하루 반짝’재료에 불과했다. 11일 증시는 정상회담과 나스닥폭락의 호·악재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결과는 악재의 승리. 지수는 매물벽을 뚫지 못하고 주저앉아 일주일 전 상황으로 후퇴했다. 과거 인터넷 증권정보 사이트에 울분을 토하던 ‘개미군단’도 잠잠해, 상당수는 시장을 떠난 모습이다.
■남북경협주 더 오르나
전날 시황판을 붉게 물들인 정상회담 재료는 전문가들간 이견속에 ‘초단기 호재-단기 악재-중장기 호재’로 정리되고 있다. 일단 시장은 막대한 대북지원자금 마련과 경협주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냉정하게 반응했다.
감정적 호재에 지나친 기대와 추격매수는 위험이 크기 때문. 그러나 경협주 외에 테마군이 없어 단계별 상승 여지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e-미래에셋 황상윤연구원은 “경협주중 대기업보다 수혜가 클 중소형주는 3월에 미리 올라 급등을 바라기 어렵다”며 “정부의 조치가 구체화할 5월초에나 다시 오를 것”이라며 장기 접근을 요청했다. 증시가 종목장세로 흐르는 것도 경협주에 긍정적이다.
■나스닥에 밀린 증시
이틀간 급등한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예상된 이날 때마침 미 나스닥이 2차폭락(마이너스 5.81%)했다.
나스닥은 지난 3일 골드만삭스의 코헨에 이어 메릴린치의 투자분석가 리처드 맥케이브의 첨단기술주 비중축소 경고가 나와, 아직 조정의 터널이 끝나지 않은 양상이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 반등을 시도하던 정보통신 관련주를 끌어내려 거래소를 약세로 반전시켰고, 코스닥은 급락세를 불렀다.
증시변덕은 무너진 수급 탓
증시가 급등락의 변덕을 부리는 이유는 2·4분기내 해결이 어려운 수급 때문. 떨어진 체력으로 인해 각종 호재는 단발성 재료에 그치고 있다.
또 다가온 총선은 투자자들에게 선거이후 상황을 결정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대체로 외국인 기관은 ‘14일 주가가 빠질 것 같다’‘위험해질 수 있다’며 선거이후를 불투명하다고 보고 선거전 물량줄이기에 급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선물에 매도포지션을 취해 선거이후 장을 낙관하지 않고 있고, 투신도 지난 이틀간 3,400억원의 순매도에 이어 계속해 매물을 깔아놓고 있다. 12일 옵션만기일에 차익거래 매물도 1,200억원대로 수치상 큰 부담은 아니지만 물량줄이기와 맞물려 무시못할 상황.
■제로섬게임에서 손해줄이기
전문가들은 거래소는 지수 830-810선의 지지선에서 반등한 뒤 다시 밀려나 ‘모양이 매우 좋지 않다’며 현금보유(매도)를 권했다.
코스닥은 수급개선의 뚜렷한 방법이 없어 급등락을 반복하겠지만 지수 200선은 유지하며 바닥을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증시자금 유입이 멈춘 ‘제로섬 게임’상황에서 개인투자가가 외국인과 기관에 맞서 버티기에 성공해도 큰 수익률을 올릴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04/11 19:0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