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아트센터가 개관 축하의 성대한 무대를 말없이 펼친다. 러시아 데레보 극단의 ‘Once’, 캐나다 미셸르 미유 빅토르 필론 크리에이션의 ‘오르페오’ 등을 잇따라 공연한다. 모두 사랑이 주제.‘Once’는 바닷가 카페에서 일하는 아리따운 처자에게 짝사랑을 호소하는 늙은 청소부의 이야기이다. ‘어른들을 위한 사랑의 동화’라며 세계 도처에서 화제를 뿌렸던 공연. 3월 홍콩에서의 성공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아 무대이기도 하다.
그지 없이 아름다운 무대 너머에는 그러나 혹독한 세월이 필요했다. 하루 16시간의 훈련, 생쌀만 먹으며 때로는 영하 40도가 넘는 시베리아의 설원에서 뒹구는 등의 가혹 시험을 1년 동안 견뎌낸 젊은이들. 모두 5명의 배우가 80분 동안 공연을 펼친다. 19~22일 오후 8시(22일은 오후 7시).
미셸르 극단 배우 3명이 펼치는 ‘오르페오’는 서구 마임의 현재를 엿볼 기회.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현대 무대 어법에 마임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발레에 가까운 마임, 3차원 홀로그램, 화려한 그래픽, 전편을 흐르는 재즈 ‘Girl From Ipanema’ 등 다양한 어법이 총동원된다. 98년 케네디 센터의 특별공연시리즈에서 초연돼 격찬을 받은 이 마임극은 이스라엘 멕시코 등지를 뜨겁게 달궜다. 아시아 공연은 처음. 25-28일 오후 8시.
두 무대는 ‘난타’의 대성공, 프랑스의 피립 장티 등 외국 유명 마임 극단의 서울 공연 등 최근 국내에 불어 닥치고 있는 비언어 신체극(non-verbal physical theater) 붐을 새삼 확인케 할 자리이다. (02)2005-0114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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