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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춘화가, 갤러리상서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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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춘화가, 갤러리상서 전시회

입력
200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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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출신의 화가 이광춘씨가 12-21일 갤러리 상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1992년 갤러리 ‘채’ 이후 한국에서는 8년 만에 갖는 개인전.한국일보사 초청으로 1988년 방한, 1994년까지 체류하다 이후 베이징으로 다시 건너갔던 그는 지난해 3월 입국, 경기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소수 민족을 테마로 한 작품 33점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조선족으로서 자신이 겪었던 삶을 반영이라도 하듯, 중국 내의 티벳인, 또 미국에서의 소수 민족인 인디언 등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다.

중국 최고의 미술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루신대학에서 중국화를 전공한 그는 국내 미술평론가들로부터 동양화의 기본기에서 있어서만큼은 국내 어느 화가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묵(墨)보다 필(筆)에 중점을 두는 중국 북방스타일의 필력에 익숙한 때문인지 특히 인물화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왔다.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재벌가로부터 인물화 그려달라는 주문이 쇄도했을 정도. “삼성, 대우, 현대 등 국내 재벌기업 회장이나 가족의 인물화만 70여장 이상 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자신의 필력에만 의지하지 않은 채, 또다른 변화를 열정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요즘 화단에 불고 있는 ‘지필묵’의 현대적 해석 바람을 의식이라도 한 듯 그는 중국의 문화전통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서양화의 기법을 접목한 많은 실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화폭의 회색 틈새에 여백의 효과를 노렸다는 점. 일부러 여백을 남겼던 전통화와는 사뭇 다른 접근 방법으로 채색화의 화면에 우유를 붓는 등 방법으로 여백을 남기고 있다. 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변화에 너무 강박 관념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여겨질 정도”라고 평하듯, 아직은 실험적 그림이지만 단단한 필력은 여전히 화폭을 압도하고 있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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