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머릿속에 그리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외국 언론을 통해서였지만 김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김국방위원장을 호의적으로 평가했다.취임 이후 줄곧 정상 회담을 염두에 둔 김대통령으로서는 김위원장을 현실적인 대화 파트너로 ‘인정’한 셈이다. 냉전 사고에서 벗어나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 2월9일 일본 도쿄방송(TBS)과의 회견서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이)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달 28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도 “(김위원장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94년 제네바 합의를 지키고 있고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유보할 것을 결정했다”며 “그가 실용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김대통령은 지난해 3월 통일부 국정개혁보고 자리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북한 체제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이 부분에서는 해외언론의 시각도 비슷하다. 지난해 5월 홍콩에서 발행된 아시아위크지는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50인’을 선정하면서 김대통령을 1위에, 김위원장을 4위에 올려 놓았다.
물론 김대통령의 이같은 평가가 나올때마다 야당은 “과도한 평가”, “이해할 수 없는 일”, “국민들의 혼란을 초래할 것” 이라고 비난했다.
최성욱기자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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