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칩이 2월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조정과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코스닥에서 바이오관련주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강세다.
2월말 고점대비 약 60%의 낙폭을 보였던 바이오시스 이지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칩의 선두주자가 지난주 말부터 강세로 반전, 지수가 폭락한 11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급락에 따라 벤트리 마크로젠 등은 이날 상승세가 꺾였지만 전날은 나스닥의 바이오칩 약세에도 불구하고 초강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다시 한번 바이오 테마의 형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우호적인 국내외 분위기
3월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게놈 프로젝트의 성과물인 유전자지도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뒤 급등세를 보이던 나스닥의 바이오칩이 된서리를 맞았다. 마크로젠의 등장과 함께 강세를 보이던 국내 바이오테마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이 시점부터.
그러나 지난주 유전자 지도를 이용한 약품 또는 변형유전자 개발에는 특허권을 인정한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로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후발대인 국내 업체로서는 기본정보를 이용한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생긴 것. 여기에 민간 유전공학사인 셀레라 제노믹스가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했다는 희소식도 나왔다.
국내업체 마크로젠은 최근 한국인 유전자 해독에 성공, 유전자 개발이라는 생명공학의 근본기술 분야에서도 개가를 이루었다.
마크로젠은 덕분에 10일까지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프리코스닥시장에 생명공학 관련업체가 상당수 대기한다는 사실이 바이오테마 재형성을 밝게하고 있다.
대우증권 임진균 애널리스트는 “선진 기술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원천기술을 응용, 단백질칩을 개발하고 항체진단을 추진하는 벤처들이 상당수 있다”며 “이들의 등록이 예상되는 연말께는 바이오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저변확대가 시급
국내 생명공학 산업은 초보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정색하고 바이오테마를 논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다.
동원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인간 유전자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본격적인 바이오칩은 국내에 전무하다”며 “마크로젠 마저도 배타적인 특허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바이오시스는 환자나 태아의 감시·진단장치를 제조하는 업체이며 이지바이오도 가축용 항생제 제조회사.
이런 사정으로 국내 바이오칩의 움직임은 세계시장 흐름에 동조화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게 일반적 견해.
삼성정밀공업 LG화학 등 관련 대기업 계열사들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중소벤처와의 인수합병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러나 현대증권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종목 자체의 숫적인 증가라는 저변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입력시간 2000/04/11 19:29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