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권 '남북짝짓기' 잰걸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권 '남북짝짓기' 잰걸음

입력
2000.04.12 00:00
0 0

남북 은행간 협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조흥은행이 북한 화려은행의 서울지점 개설에 협력, 합작은행 설립을 적극 추진중인데다 한빛은행도 북한 고려상업은행과 업무제휴를 검토하고 있다.수출입은행은 남북한간 협정의 진전 상황에 따라 남한 청산결제은행 역할을 담당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금융권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아직 성사를 낙관하기 이르지만 남북정상회담에 따라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협력 내용 및 배경

현재 남북한 자금교류는 중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은행에 남북한이 계좌를 만들어 놓고 이를 통해 대금을 주고받는 방식. 지난해 남북교역 총액이 3억3,344만달러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추세에 있지만 원시적인 결제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빛·조흥은행 등이 추진중인 환업무계약(코레스계약)이 체결되면 남북기업이 해당 은행을 통해 거래대금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조흥-화려은행의 합작금융기관이 공식 활동에 들어가면 국내 기업들의 대북진출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은 제3국을 통해서만 투자자금 송금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자금이동의 장벽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시중은행들이 북한 은행과 업무제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비해 미리 교두보를 마련하자는 취지. 조흥은행 위성복(魏聖復)행장은 “남북교역이 활성화하면 선점은행의 부가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교류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일단 ‘물꼬’만 트이면 남북한 금융교류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흥·한빛은행의 환업무계약 체결로 인한 자금결제 방식 개선은 사실 가장 초보적인 단계다. 지금은 외환은행이 한국에너지개발기구(KEDO)협정에 따라 북의 경수로건설현장에 금호출장소를 두고 있는 정도다.

금융당국은 “아직 관련법 검토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정상회담에 따라 경협이 활성화하면 금융교류도 급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한 중앙은행간 청산계정 설치의 경우 금명간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산계정이란 대금을 결제할 때 일일이 건별로 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거래내역을 모았다가 상각한 뒤 나머지 금액만 정산토록 하는 제도.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도 청산계정 설치 내용이 포함됐지만 후속회담 불발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실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