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송들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계기로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하루 1-2시간 간격으로 각종 시사논평과 남조선 소식 등을 통해 트집잡기식 대남 비방방송을 일삼던 평소 행태와 달리 자숙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북한 조선중앙TV의 경우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별다른 대남비방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다. 저녁 8시 위성뉴스는 평소 ‘남조선소식’이라는 고정코너를 통해 대남비난방송을 했으나 10일에는 외국단신들만을 보도했다.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대남용)과 중앙방송(대내용)도 상황은 마찬가지. 평양방송은 11일 오전 11시 ‘늘어만 가는 실업자’를 주제로 남한의 실업문제를 간략히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반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10일 특별 중대방송을 할 것이라는 6회의 예고방송에 이어 모두 21회에 걸쳐 개최사실을 되풀이 보도하는 특별배려를 했다. 특히 홍성남(洪成南)총리가 10일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밝혔다고 조선 중앙방송이 보도했다.
통일원 관계자는 “남측을 맹비난하면서 정상회담을 갖는 것 자체가 북한주민에게 모순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북한방송의 변화는 북측이 정상회담의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북한주민 설득작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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