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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자작극 너무 리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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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자작극 너무 리얼했나

입력
2000.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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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보험금노려 강도극 남편숨져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부부가 짜고 강도자작극을 벌이다 실수로 일본인 남편이 칼에 찔려 숨지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새벽 5시30분께 서울 중구 충무로2가 세종호텔 507호실 투숙객 이모(28·여·도쿄 거주)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호텔경비원을 찾았다. “잠시 밖에 나갔다오니 남편(나가시마 마사히토·52)이 목에 칼을 맞고 쓰러져 있었어요”

나가시마씨는 놀란 호텔측에 의해 급히 인근 백병원으로 옮겼지만 2시간여만에 출혈과다로 숨지고 말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상황이 수상하다고 판단한 경찰의 추궁에 계속 말이 엇갈리던 이씨는 결국 자작극 중에 일어난 ‘사고’였음을 털어놓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일본에서 사망시 최고 5,000만엔(한화 5억원 상당)을 받는 여행자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7일 한국에 건너왔다.

이들은 보험회사에 강도 피해품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 L백화점에서 금 700만원 어치를 구입, 되판 뒤 구입영수증을 보관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너무 진짜처럼 꾸미려던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이씨는 “차마 심하게 찌르지 못하자 남편이 ‘더 세게 하라’고 재촉, 재차 힘을 줘 과도로 찌르는 순간 비명과 함께 남편 목에서 피가 속구쳤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만난 남편과 94년 일본에서 결혼한 이씨는 “한국에서 도난신고서를 떼오면 쉽게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남편과 자작극을 모의했다”며 울먹였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들 부부가 이미 일본에서도 유사한 자작극을 벌인 사실을 확인하고, 이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입력시간 2000/04/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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