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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특수 기대" 들뜬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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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특수 기대" 들뜬 증시

입력
2000.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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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바닥난 증시가 남북정상회담이란 호재를 만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이 알려진 10일 증권가는 대북경협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고 향후 ‘북한특수’의 영향과 전망 분석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시기상 선거용인 성격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재료의 신뢰성이 높은 만큼 깜짝 이벤트는 아니며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테마군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그동안 수급악화와 외국인의 관망세로 어려움을 겪어온 증시내 냉각된 투자심리를 반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가위험도를 줄여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도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지금 시점이 과거와 달리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 있고, 최고위층의 의지가 확실한 점도 이번 재료의 강도를 높인다는 전망이다.

다만 수혜가 거래소시장의 전통가치주에 집중돼, 증시에 유동성(수급)이 보강되지 않으면 코스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대로 나스닥이 안정세를 되찾음에 따라 기술주가 재부상하면 남북경협주의 상승세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셈이다.

대우증권은 상정가능한 북한특수 규모를 향후 10년간 300조원으로, 올 연내 투자수요는 27원, 사회간접자본(SOC)은 연평균 12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번 재료로 인해 장기소외로 IMF사태 이전 주가보다 낮은 건설주 등은 ‘물을 만난 격’이 됐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이들 장기소외 종목군은 저가인 상태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수혜주가 과거 기술주의 급등과 같은 폭발적인 상승은 어렵고, 북한내 내부개혁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사업성도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이번 북한특수에 대해 신중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걸림돌이 만만치 않고, 불확실성도 높아 지나친 낙관보다는 회담의 실질적인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정부의 발표처럼 중동특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규모의 북한특수가 가능할지, 가능해도 수익성이 날 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굿모닝증권 최창호 연구원은“중동특수는 오일달러가 풍부한 상황에서 가능했지만 북한의 경우 돈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건설 등 SOC관련주 외에는 경협주로 보기 어렵고, 또 수익을 내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선거이후 어려운 증시여건상 테마형성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북한특수 호재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나 비관론은 아직 성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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