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LA흑인 폭동사건 당시 인기 흑인 래퍼인 아이스 큐브는 ‘블랙 코리아’라는 곡으로 흑인들을 깔보는 한국인을 몰아붙였다. 미 LA에 살고 있던 두 범띠 젊은이, 타이거JK, DJ 샤인은 ‘콜 미 타이거’라는 노래로 아이스 큐브의 곡을 반박하는 랩을 불렀고, 교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렇게 6년간 LA에서 활동하던 두 젊은이는 지난해 ‘드렁큰 타이거’라는 이름으로한국으로 건너왔다.1년만에 두번째 음반을 들고 그들이 다시 나타났다. 그간 미국 각지를 돌며 공연을 가졌던 이들이 들고 나온 두번째 음반 제목은 ‘위대한 탄생’.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그것을 위해 나는 지난 겨울처럼 다시 나타나 다가가고 있어 그곳으로 가고 있어…”(‘위대한 탄생’중) 타이거JK가 가사를 쓴 노래는 ‘가’부터 ‘하’까지 두운을 살려 젊은이들의 진취성을 노래한다. 중국음악의 리듬이 물씬한 도입부가 귀를 당기고, 이어지는 가사가 또렷한 랩이 랩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선다. 중국의 호각 소리는 ‘취권 VS 당랑권’에서도 두드러지는 효과음으로 자리잡았다.
첫 앨범에는 비교적 영어가사가 많았던 데 반해 두번째 음반에선 두번째 수록곡 ‘그의 끝에 시작’, ‘블루스’ ‘유말리스 바’등 몇곡을 제외하면 우리말 가사가 많아졌다. “저 서울에서 가수하는 드렁큰 타이건데요. 거기서 일할 수 있어요?”하며 LA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가수의 목소리, “야, 형인데 너희들 꼭 서울로 연락 좀 해라”하는 매니저의 독촉, “힙합
이 뭐여요” “우하하”하는 웃음소리까지 음반은 전반적으로 드렁큰 타이거의 힙합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재미있는 장치들이 많아졌다.
팔괘를 그려넣은 앨범 재킷, 태극모양의 CD까지 드렁큰 타이거의 새 앨범은 애국적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미국에서 살고 있던 힙합 듀오의 이제는 ‘애국심’과시가 도대체 상업적 목적에서 나온 것인지, 진짜 마음의 발로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음반 자체는 1집때보다 훨씬 한국적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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