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합의 과정에서 북한측 특사역할을 했던 송호경(宋浩景·60)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통일농구대회 북측 대표단장으로 서울을 다녀간 적이 있어 우리에게 낯이 익다.송부위원장이 남북관계에 관여하기 시작한 데에는 북한 ‘최고의 대남(對南)통’으로 꼽히는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겸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천거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그는 김비서와 함께 남북협상 채널의 기본축을 이루고 있다는 게 관계당국의 관측이다. 그는 95년 5월 주캄보디아 대사로 나갔다가 1년만에 시하누크 캄보디아 국왕의 불만을 사 소환된 뒤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대남 사업’에 뛰어들었다.
송부위원장은 일찍부터 대미·대일 관계개선 등 북한의 대외문제에 깊숙히 개입해 왔으며 군축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또 외무성 조국통일국의 업무를 맡아 오면서 핵 및 미사일 문제 등에 관한 북·미회담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협상에도 관여했다.
그가 서방 외교가에 알려진 것은 89년 외무성 부부장으로 승진한 뒤 산하 ‘군축및 평화연구소’부소장을 겸임하면서 부터다. 이후 그는 외무성과 당 국제부 및 통일전선부 등을 오가며 대외업무를 추진해 왔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카터 전미대통령 등 미국측 인사 및 현대 등 남한측 주요인사의 평양방문시 어김없이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통일문제 등 각종 대남 현안에 대해서 전략적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은 차분하고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평이며 주량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두주불사형’인 것으로 전해진다. 40년 2월3일 평남에서 출생한 그는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를 졸업한 뒤 외무성에 배치됐고 문장력이 뛰어나 85년엔 성명 등을 작성하는 외무성 참사로도 일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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