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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대선 6월 결선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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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대선 6월 결선투표 실시

입력
2000.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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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톨레도 과반수 득표 못해구두닦이 출신의‘촐로 엑시토소(성공한 혼혈 인디오)’가 드디어 잉카의 영광을 재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9일 페루 대선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61)대통령이 원주민 출신 야당 후보인 알레한드로 톨레도(54)를 누르고 일단 승리를 거뒀으나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6월 초 결선 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지만 후지모리에 대한 부정선거 비난여론이 거센데다 톨레도의 지지세가 급상승하고 있고 나머지 7명의 군소후보들이 톨레도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톨레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투표 후 실시된 각종 출구 조사 결과 3선 연임을 노리는 일본계 이민 출신 후지모리 대통령은 과반수에 조금 못미치는 48%를, ‘페루의 가능성’당의 톨레도 후보는 41%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투표 직후 출구조사에서는 톨레도가 후지모리를 1-5.8%까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가 이처럼 반전됨으로써 후지모리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여론이 드세지고 있다.

리마에서는 선거 직후 톨레도의 승리를 확신했던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이처럼 상황이 반전되자 거리로 뛰쳐 나와 “톨레도 yes, 부정선거 no”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선거 직후 “페루는 희망 가득찬 미래를 향한 신새벽을 맞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던 톨레도는 부정과 조작으로 얼룩진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거리투쟁을 선언했다.

앞서 페루의 국제 선거감시단 역시 TV 방송의 일방적인 집권당 지지 등 선거 과정에서 각종 부정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결선 투표가 실시될 경우 후지모리가 3선 연임을 위해 부정 선거를 감행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가난한 구두닦이 출신의 혼혈 인디언인 톨레도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포함, 3개의 학위를 따낸 전력 등을 바탕으로 최근 몇달새 지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선거 부정이 없는 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졌다.

반면 후지모리 대통령은 10년 동안 재임 기간동안 경제회생과 좌익 게릴라 소탕등 업적에도 불구하고 철권통치와 부정·부패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면서 3선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한편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는 전체 120석 가운데 후지모리의 ‘페루 2000’당이 41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냈으나 과반수 획득에는 실패했고, 톨레도의 ‘페루 가능성’당은 30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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