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약세국면에 빠진 가운데 투자가의 관심은 이제 4·13총선 이후에 집중되고 있다. 전망은 총선전 약세, 총선 이후 회복세라는게 일반적이다. 물론 지금 약세증시는 수급불균형과 함께 미국에서의 신경제논쟁, 나스닥 성장주의 조정이 직접적 원인이다. 선거이후의 불안감에 대한 선반영은 아닌 셈이다.때문에 총선이후 금리 통화 등과 실물경제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다만 외국인은 이같은 변수가 제한적인 영향에 머물 것으로 보고, 총선 이전 시기를 낙폭 큰 성장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할 기회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거영향
지금까지 우려는 선거결과 여당이 패배하면 개혁의 고삐가 늦춰진다는 점. 여소야대가 정부의 정책집행의 약화를 불러 혼란을 야기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증시가 선거에 영향을 줄지는 몰라도 선거결과가 증시에 영향을 미친 전례는 찾기 힘들다.
한 전문가는 “선거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오히려 선거는 중요한 정치적 일정을 확정시키고, 불확실성을 제거해 투자심리 회복에 모멘텀으로 작용한다는 기대가 큰 편이다.
■금리 환율 물가
현재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9.97%, 국고채는 9%에서 횡보하고 있다. 정책당국과 달리 증시내에선 이를 자연스런 수치로 보지 않고 있다. 작년 대우사태 이후 9개월째 통화관리를 못한 만큼 일정 환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물가도 표면상 안정돼 있으나 인상시기를 늦추거나 인상요인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선거이후 이같은 수치를 현실화한다면 금융업종과 직접금융비중이 낮은 기업등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이 부정적 영향권에 들게 된다.
증시 전체에는 유동성의 축소를 불러 수급악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금의 유입으로 강세를 띠고 있는 환율의 경우 엔화가 강세를 보여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구조조정
투신사는 펀드클린화, 연계콜의 정리, 시가평가제의 실시 등이, 은행에는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숙제로 안겨져 있다.
증권계도 수수료 인하경쟁으로 촉발된 합종연횡이 총선이후 본격화한다. 이번 구조조정은 1차때의 관(官)주도와 달리 생존경쟁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증시의 한축인 기관의 매수여력을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막연한 불안감을 제거하고, 구조조정의 과실이 증시에 반영될 수 있어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정부가 수급개선을 위해 간접투자유인책 등을 위한 시장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증시와 외국인 움직임
미국의 경우 5월중 올 들어 세번째인 0.25%포인트 금리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인터넷거품론이 수그러들 움직임도 아직 없다.
그러나 국내경기가 상승국면이고, 기업의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에게 중장기 투자면에서 한국의 매력은 여전히 큰 편이다.
수급이 꼬인 국내기관들의 불리한 상황을 이용, 저가매수할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환율하락에 따른 환리스크가 문제이나 굿모닝증권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강세가 장기화할 전망인데다 외국인의 4분의 3은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가도 순매수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모건스탠리 아시아MSCI의 비중축소(21.0%→15.9%), 현대의 경영권 다툼이후 정부의 재벌개혁 강경선회, 노동계의 춘투(春鬪) 등도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입력시간 2000/04/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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