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백악관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미 경제를 이끄는 20여명의 정·재계 및 학계 인사들을 초청한 ‘백악관 신경제 회의’가 열렸다. 미 경제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신경제 정상회담’이라고 불린 이 회의는 선거를 앞두고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업적을 알리기 위해서였는데, 특히 최근 미 증시 폭락과 맞물려 큰 관심을 모았다.■이 회의에서는 신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경계론이 팽팽히 맞섰다. 클린턴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경제호황을 어떻게 지속하며 그 혜택을 어떻게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게 할 것인가, 현 경제의 위험성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화두를 끄집어냈다.
빌 게이츠 MS회장과 갤브레이스 텍사스대교수, 애비 코언 골드만삭스투자정책위장 등은 낙관론을 폈다. 반면 그린스펀 FRB의장과 버거스텐 국제경제연구소장 등은 경계론을 제기했다. 대통령주재였지만 일방적인 이야기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우리도 선거를 앞두고 향후경제에 대한 여야 공방전이 치열하다. ‘제2 경제위기론’이 그 가운데 하나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경제위기 부추기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져드는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경제위기의 진정한 원인은 정부·여당의 정책실패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세금·병역·전과 문제 등이 크게 부각되면서 경제는 뒷전으로 물러앉았다. 선거후로 예상되는 2차 금융구조조정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 현대사태로 새삼 부각된 재벌 개혁은 어떤 방향인지, 몰락한 중산층과 하위계층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각 당은 만연중인 구제역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등등 경제적 현안은 무수히 많다. 그런데도 아직 이에 대한 각 당의 명확한 입장은 들리지 않고 있다. ‘IMF 3년차 회의’라도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상호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