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서울시내 대형 빌딩들의 빈 사무실이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해 이후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들의 사업확장과 활발한 창업에 힘입은 것으로 지난 연말부터 불기 시작한 벤처 바람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두나미스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서울 전체지역의 평균 빌딩 공실(空室)률은 2.9%로 사상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벤처업체들이 몰려있는 강남 테헤란로는 빈 사무실이 진작부터 동이나 사무실을 구하려 해도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강남지역 대부분이 마찬가지이다.
3월말 강남지역 공실률은 1.6%로, 1년전 17.6%에 비해 급격하게 낮아졌다. 현재 남아 있는 사무실도 일반 대기업과 우량 벤처기업들이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어서 사실상 강남의 사무실은 완전히 채워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벤처기업과 일반기업체들이 빈 사무실을 찾아 강북지역으로 이동, 강북 도심의 일대빌딩들도 빠른 속도로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강북지역의 3월말 현재 공실률은 4.5%로 1년 사이 10%포인트나 낮아졌다.
오피스 빌딩이 몰려 있는 여의도·마포지역도 공실률이 1.4%로 빈 사무실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서울지역 빌딩 공실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부도 등의 여파로 1998년6월 23%까지 상승했었다. 최근의 빌딩 공실률은 IMF 이전인 1997년 5월 5.4%와 비교해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이처럼 사무실 수요가 늘면서 임대료 또한 치솟고 있다. 3월말 현재 서울지역 평균 임대료는 평당 353만원으로 IMF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98년12월(305만원)에 비해 16% 상승했다. 테헤란로의 경우 올들어서만 평당 105만원 올랐다. 강남지역의 평당 임대료는 275만원, 여의도·마포는 평당 300만원에 달한다. 또 강북 도심지역 임대 빌딩도 최근 벤처기업들이 몰려들면서 평당 454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IMF 이전인 1997년7월 서울의 평균 임대료 415만원에 비하면 아직 85% 수준에 불과하다. 강남지역은 81%, 마포·여의도는 87%, 강북 도심은 72% 수준으로, 강북지역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두나미스 한정숙연구원은 “현재의 대기수요와 잠재수요를 볼 때 공실률 하락과 인대료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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