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아저씨들이 주제가를 부르며 추억하는 만화 영화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요괴 인간’이 일본산이라는 사실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2차까지 이루어진 일본 문화 개방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제외됐다는 것은 저페니메이션의 영향력을 인정한다는 반증일 것이다.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일본어를 배운다는 청소년이 있을 정도인데 감독 이름을 삭제하고, 우리말로 더빙을 하고, 주인공 이름과 지명을 우리 식으로 바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본 에니메이션 출시는 정말 어리석다. 거기다 처음부터 성인용으로 기획되고 제작된 작품도 폭력과 섹스 장면만 잘라내면 전체 관람가 등급이 된다고 여기는 제작사와 등급위원원회의 일처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유아, 청소년을 진정으로 위하고 보호할 뜻이 있다면 극이 시작되기 전에 감독, 제작국을 정확히 밝히고, 일본 작품이지만 이러저러한 점이 훌륭하여 출시한다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일본과 우리의 풍습, 생각이 다르므로 다음과 같은 장면에서는 감안해보면 좋겠다고 설명하면 오히려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요괴인간’ 이 일본 작품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실망과 열패감을 느꼈던 그 세대가 성인이 되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니, 정말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SF 신세기 렌즈맨(원제 SF 新世紀 Lensman)’ 의 감독은 카와지리 요시아키이다. 그러나 비디오는 제작사가 고단샤라는 사실만 명기하고 다짜고짜 극의 배경 설명이 영어로 나온다.
물론 우리말로 더빙돼 있고, 전체 관람가 등급이다. 시네마트사에서는 요시아키 감독의 1988년도 작품 ‘마계도시’ 도 우리말 더빙을 해 전체 관람가 등급으로 출시한 바 있는데, 주인공 이름을 강혁, 유미로 바꾸고, 지명은 서울 압구정동으로 바꾸는 등, 12세 관람 가 등급이 적절했을 작품에 무리한 손질을 했다.
‘요수도시’ ‘수병위인풍첩’ ‘뱀파이어헌터 D’의 작가 요시아키는 지난해 서울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인기를 확인한 바 있다. 스피디한 액션과 에로틱한 분위기가 특징으로 꼽히지만, 1984년 작인 ‘렌즈맨’은 데뷔작이어서 그런지 성이나 액션에 문제될 부분이 없는 고전적인 우주 모험극이다. 그러나 섬광이 난무하고 이야기도 조금 복잡해서 초등학교 이전 어린이에게는 무리하게 보인다.
▲감상 포인트/SF 소설과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 팬을 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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