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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손절매' 증시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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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손절매' 증시찬물

입력
200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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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합주가지수 850선 붕괴, 코스닥지수 210선 붕괴에는 기관들의 로스컷 물량이 한몫(?) 했다.거래소시장에서는 한국통신 데이콤 LG정보통신 삼보컴퓨터 등 통신관련주들이 4,5일간 내리막세를 보이면서 지수 850선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에 대한 매도물량중 상당부분은 기관의 로스컷 물량으로 추정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에 대한 기관들의 매도물량이 지수 210선 붕괴에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

일단 현재 지수대(거래소 810-830, 코스닥 180-200)가 유지되는 한 기관들의 로스컷 매물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지수대가 무너지면 기관의 로스컷 물량이 나오면서 또한번 추가적인 지수급락을 맞을 수 있다.

로스컷이란

로스컷(loss cut) 또는 스톱로스(stop loss)란 ‘손절매’의 영어식 표현. 주가가 떨어질 때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라도 본전생각에 손절매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기관은 매입시점서부터 10-30% 손실이 나면 자동적으로 매도하도록 하고 있다. 통상 로스컷은 기관들의 이같은 손절매기법을 말한다.

물량을 매도하는 손실비율은 기관마다 다른데 은행이 가장 보수적이다. 고객성향 자체가 보수적이고 BIS(국제결제은행) 기준비율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편입한 종목의 주가가 10-20% 이상 하락하면 처분하도록 자체규정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투신권은 30%정도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로스컷의 파괴력

1월말 종합주가지수가 사흘만에 926포인트에서 885포인트로 내려앉을 때 주범은 은행과 보험사의 로스컷 물량. 사흘간 투신이 2,588억원 을 순매수하고 외국인도 1,346억원 순매수했지만 은행과 보험이 1,714억원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는 투신에 비해 작지만 이들 기관의 특성상 소수 우량종목만 편입하고 있어 지수영향력은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또 1월말 240선이던 코스닥지수가 차례로 220, 200, 180을 뚫을 때도 마찬가지. 당시 외국인의 순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10일만에 60포인트가량 빠지자 기관의 로스컷 물량이 대거 출회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1,35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투신권을 포함한 기관들은 3,608억원을 순매도했다. 결국 기관의 이같은 매도세는 지수하락을 부채질 했다.

개미들의 전략

개인들이 기관의 로스컷 물량임을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 있다. ‘시장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은데 일부 종목에 대한 기관 매물이 쏟아질 때’‘매매동향이 없던 은행이나 보험사의 매도가 갑자기 튀어 나올때’‘특별한 호·악재가 없음에도 대형주가 장중에 크게 밀릴 때’ 등은 대부분 기관의 로스컷 물량으로 보면 틀리지 않다.

이 경우 개인들이 추격매도를 해야할지 아니면 저점매수를 해야할지는 시장상황에 달려있다. 비교적 높은 지수대에서 로스컷 물량이 쏟아지면 ‘로스컷 출회→지수하락→추가매물 출회’등의 악순환 구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기 대문에 저점매수는 위험하다.

반면 지수가 바닥에 근접했을 때 이같은 매도물량은 ‘로스컷의 끝물’일 가능성이 높아 개인들에게는 대형주를 저점매수할 기회가 된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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