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리더] 동양생명 구자홍사장“주파주를 맞춰라”
동양생명 구자홍(具滋弘·51)사장이 1998년 12월 직원들에게 던진 취임일성이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방침에 온 직원이 ‘주파수’를 맞춰 단합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2,000명에 달하던 직원이 불과 1-2년새 1,000명으로 줄어든데다 누적된 적자로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구사장은 스스로 광고에 출연해 주민등록번호를 공개하며 동양생명을 알리는 ‘깜짝쇼’를 펼치는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회사 재건작업을 벌여왔다.
취임 1년 4개월여. 직원들은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사기가 충천해 있다. 당기순이익은 900억원에 가까운 적자에서 창립 11년만에 처음으로 흑자(70억원)를 기록했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입증하는 지급여력비율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반전됐다. 미국 투자회사인 로스차일드와 함께 부실 생보사인 태평양생명을 인수, 6월 1일 공식 합병생보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외형이 아니라 질로 승부해야 한다는 전략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무작정 계약자 수만 늘린다고 보험회사가 견실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구사장의 경영방침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저축성보험 실적은 현저히 줄어든 대신 ‘보험’의 제기능을 다하는 순수 보장성보험 비중이 전체의 35%를 차지할만큼 높아졌다.
구사장의 목표는 다양한 화합 프로그램과 형평성있는 인사정책으로 태평양생명 합병에 따른 불협화음을 최대한 제거하고 시너지효과를 창출시키는 것. 또 2-3년내 코스닥에 등록하고 현재 1-2%대에 머물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4%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자동차보험, 동양카드 등을 거치며 부실기업을 단기간 내에 정상기업으로 둔갑시켜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은 구 사장. “어디 그게 경영자의 능력이겠습니까. 경영자를 믿고 충실히 따라준 직원들 덕분이죠. 그래서 전 행운아인가 봅니다” 그의 겸손한 말에서 강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나의 취미
가족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취미다. 대학 때부터 조금씩 접하기 시작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은 누구 못지 않다. 각 음악을 굳이 분석하려 하지 않고 느낌을 중요시한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콘체르토, 브라암스와 베토벤의 심포니 등을 가장 좋아한다. 건강관리는 물론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골프도 즐긴다. 실력은 80대 초반으로 호평을 듣는 편이다. 이력
1972년 서울대 상학과 졸업
1973년 행정고시 합격
1973년 경제과학심의회의 사무관
1977년 경제기획원 사무관
1984년 경제기획원 과장
1987년 동부그룹 종합조정실 이사
1988년 한국자동차보험 상무이사
1995년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전무이사
1998년 동양카드 대표이사 사장
1998년 동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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