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은 7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국교정상화를 위한 제9차 교섭을 갖고 5월 하순 도쿄(東京)에서 10차 교섭을 열기로 합의했다.이날 회담에서 북한측 대표인 정태화(鄭泰和) 순회대사는 “북일간의 기본적인 문제는 과거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과거 청산’을 최우선 문제로 다뤄갈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본측 대표인 다카노 고지로(高野幸二郞) 대북교섭 담당대사는 “과거를 어떻게 청산하느냐, 사죄·보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며 “다만 동시에 현재 양측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상화 과정은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포괄적 교섭’을 강조했다.
양측의 이같은 주장은 ‘양자 관계를 개선·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든 인식에 서서 과거 청산 문제를 비롯한 국교정상화의 제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 나갈 것’이라는 공동발표문으로 나타났다.
양측이 현격한 이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수교 교섭의 큰 틀을 잡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일본에서는 발표문이 북한측이 고집한 ‘과거 청산’문제를 부각된 반면 일본측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요구나 ‘미사일 우려’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당연히 공동발표문의 ‘제문제’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이 ‘과거 청산’ 문제만 해결하면 연내에라도 국교를 맺고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은 그 이후에 차례로 해결해 나가자고 주장했다는 점에서는 일본도 일정한 양보를 얻어 낸 셈이다.
양측은 일단 교섭의 큰 갈래를 ‘과거 청산’과 ‘제현안’으로 정리했다. 따라서 앞으로 도쿄교섭에서 분과위 구성 등 실질 문제에 접근한 후 베이징(北京)교섭에서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yshwang@hk.co.kr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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