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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지도' 눈앞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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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지도' 눈앞 현실

입력
2000.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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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국의 셀레라 제노믹스가 인간 게놈 해독을 완료함으로써 인간의 유전자 지도 작성을 목표로 하는 게놈계획의 3단계 작업중 첫 단계가 마무리됐다.‘생명의 서(書)’로 불리는 인간 유전자 지도가 눈앞의 현실로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인간게놈 해독은 인간의 세포 하나 하나마다 들어있는 10만여개의 유전자와 이 유전자들을 구성하고 있는 30억개의 화학암호, 즉 염기쌍 전체의 명단 작성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이 30억개 염기쌍의 배열 조합방식을 규명하는 2단계, 각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는 3단계 작업이 이루어져야 게놈계획이 완료되는 것이다.

조각그림 맞추기 퍼즐에 비유한다면 현단계는 인간이라는 그림을 짜맞출 유전자라는 이름의 그림 조각들이 하나 하나 확인된 상태이며, 앞으로 이 조각들을 제자리에 갖다 맞추고, 각각 어떤 기능을 갖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작업이 남아 있는 것이다.

셀레라 제노믹스사를 설립한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앞으로 3∼6주면 2단계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남은 작업, 특히 각각의 유전자들이 어떤 기능을 하고 상호 작용하는지를 알아내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암 발생에는 3개의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앞으로의 작업은 이같이 10만여개의 유전자중 어떤 유전자가 사람마다 눈 색깔을 다르게 하고, 특정 질병에 취약하게 하는지를 하나 하나 알아내야 한다.

셀레라 제노믹스 연구팀은 앞으로 인종이 각각 다른 5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유전자 조립작업을 되풀이 할 계획이다. 이는 반복작업을 통해 실수를 방지하고 또 사람 개개인이 서로 차이가 나게 만드는 변이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벤터 박사는 밝혔다.

이번 일로 인간 게놈계획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 등에서는 파킨슨씨병 알츠하이머 AIDS 등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개인마다 적합한 맞춤약이 개발되는 등 의학분야에 커다란 진보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제약업계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반면 일부에서는 고용주나 보험회사가 특정 질병에 취약한 인물의 입사나 보험가입을 기피하고, 과학자들이 우성(優性) 인간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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