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禁女)의 공간’이었던 해군 함정에 여군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비상이 걸렸다.극소수의 간호장교 등을 제외하면 여성 불모지나 다름없는 해군은 여군학사장교 15명이 내년 임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여군장교를 배출할 예정이다. 현재 2학년까지 있는 해군사관학교 여생도들이 졸업하는 2003년부터는 해마다 매년 40명이상의 여군장교들이 나오게 된다.
이에 따라 머지않아 함정 훈련뿐아니라 전투함정에서 장기간 복무하는 여군장교들도 다수 나올 것이라는 게 해군의 판단이다. 실제로 해군사관학교 여생도들의 상당수가 항해병과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 해군 함정에는 여군들을 위한 숙소나 샤워시설, 화장실 등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는 남녀 승조원들이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미 해군에서조차 장기 항해를 하고 나면 임신하는 여군들이 다수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우리 정서를 고려하면 군함에 숙소를 포함한 ‘남녀유별’의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필수다.
비교적 최근에 건조된 광개토대왕·을지문덕·양만춘함 등 KDX-Ⅱ급 구축함에는 1∼2명의 여군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해군은 수송함, 보급함 등 모든 함정 당 최소 3∼4명 이상의 여군들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해군관계자는 “육·해·공 3군사관학교중 해군이 여자생도를 가장 늦게 뽑은 것도 준비할 게 많았기 때문”이라며 “여성을 수용하기 위한 함정 보수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만 아직 기획예산처 등의 이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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