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돌아서는 대한화재컵 프로축구는 이적생과 이름이 잊혀져가는 노장스타들의 활약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기존스타들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이들 ‘불운의 스타’들이 맹활약, 4강판도까지 좌우할 태세다.지난 주 프로축구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조진호 전경준(이상 27·부천) 김한윤(26·포항) 등 이적생과 벤치신세로 몰릴 위기에 있던 정상천(29·대전) 등.
특히 29일 포항-부천경기서는 포항에서 부천으로 이적한 조진호 전경준과, 부천에서 포항으로 이적해간 김한윤은 서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조진호 전경준은 각각 김기남 김한윤과 지난해 맞트레이드 됐다. 맞트레이드는 서로의 취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데 이적생들로서는 친정팀에 섭섭한 감정이 작용하게 마련. 이 때문인지 이들은 친정팀과의 경기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1990년 청소년대표팀의 골게터로 이름을 날리고 92년 올림픽대표팀의 스타였던 조진호는 94년 포항에 입단하면서 갑자기 침체에 빠졌다. 97-98시즌 입대기간을 제외하고도 통산 66경기출장에 7골에 그쳤다.
주로 교체멤버 신세였던 그는 지난해 7월 부천으로 이적하면서 주전을 확보했고 29일 포항전서 2골을 몰아 넣음으로써 옛 명성을 한 순간에 되찾았다.
91년 청주상고 3관왕의 주역 전경준은 촉망받는 예비스타였다. 조윤옥 전 포항고문의 눈에 띄여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입단한 전경준은 그러나 포항의 화려한 스타공격수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또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치며 부상으로 그만 최용수(안양)에게 주전을 내주며 자신감까지 잃었다.
개인기가 보기 드물게 뛰어났던 전경준은 공격수가 부족한 부천에 이적해서야 비로소 빛을 본 케이스. 반대로 97년 입단했으나 포지션이 같은 팀동료들에 밀려 지난해 8경기 출장에 그친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은 포항의 수비불안을 해결해주며 주전자리를 꿰찾다.
할렐우야 시절 실업무대의 걸출한 골게터로 이름을 날린 정성천은 대전창단(97년) 멤버로 프로에 입문했지만 올시즌 올림픽대표 김은중 등에 밀려 후보로 전락했다.
그러나 김은중이 대표에 차출되기 무섭게 2일 성남전서 두 골을 몰아치고 팀에 첫 승을 안겨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부산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정재권, 부산에서 성남으로 옮긴 김현수 우성문 등이 돋보이는 데 이들의 활약이 스타들이 부진한 프로축구판의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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