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수도권에 낀 먹구름을 걷어 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쟁점관리단, 미디어대책팀 등 선대위 차원에서 수시로 회의를 열고 있고, 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실·국까지 나서서 머리를 짜내고 있다.한나라당은 우선 각종 ‘신상정보공개’로 ‘DJ 정권 심판’이라는 총선 테마가 사라지면서 수도권 지지도가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진단을 내렸다.
한껏 표를 끌어 당겼던 나라 빚 문제 등 정책 공방이 병역 및 납세 실적 공개 이후 빛을 잃어 ‘바람 빠지듯’ 표가 날아갔다는 것이다. 3일 총선 연대가 발표한 낙선 대상에도 소속 후보들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다. 산 넘어 산이다.
해법의 방향은 정해졌다. 국면을 다시 ‘심판론’으로 몰고 가는 것. 그러나 아직까지는 별 효과가 없다. 이회창 총재가 2일 ‘관권·금권 선거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국면 뒤집기를 꾀했지만 힘이 모자랐다. 한 당직자는 “마치 늪 같아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홍위원장은 “수도권 승부는 여권의 금권 관권 공세를 얼마만큼 막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서청원 선대본부장도 “선거 후 국민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정 선거 공세로 여타 쟁점을 잠재우려는 시도다.
한나라당이 기대하는 것도 있다. “30, 40대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야당을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충청권 부동층이 한나라당쪽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야당 성향 유권자의 견제 심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뜻이다.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홍보전을 통해 희망을 현실로 만들려는 고단수 계산도 숨어 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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