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그룹 ‘더 콰텟’(The Quartet)은 부산문화회관에 있었다. 부산재즈클럽(PJC) 초청으로, 인기 퓨전 그룹 인터플레이와 함께 했던 자리였다. 첫 앨범 ‘First Morning’의 수록곡 3곡 연주로, 이들은 목말라 하던 부산의 재즈팬들에게 더 할 나위 없는 봄 소식을 전했다.양준호(37·피아노), 박용규(32·기타), 이순용(30·베이스), 이도헌(28·드럼)으로 구성된 결성 만 2년 차의 재즈 캄보. 아무 수식도 없이 ‘The Quartet’이라고만 붙인 이름에서 대단한 자부심이 얼른 읽힌다.
경쾌한 어쿠스틱 피아노가 인상적인 ‘Morning’에서는 뉴 에이지 뮤직 스타일의 청량함이 돋보인다. ‘Rainbow Bridge’ ‘파랑새’ 등 보사노바 스타일의 라틴 재즈는 일반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감미로운 선율이 주조다. 그러나 ‘Friends’에서는 정통 재즈에 펑키 스타일을 혼합한 진보적 퓨전 정신이 느껴진다. 한국적 퓨전을 화두로 한 2년 작업의 소산이다(Lua).
“우리는 어쿠스틱 그룹이죠. 어쿠스틱 악기로만 해요.” 박용규의 말이 시원스럽다.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해요. 첫 앨범은 재즈를 기반으로 하되, 퓨전의 색깔을 제법 입혔죠.” 양준호가 덧붙인다. 이 그룹의 쌍두마차, 양준호와 박용규. 한국의 라일 메이스와 펫 매스니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절묘한 콤비를 이루고 있다.
첫 앨범은 연주만이 아니다. 보사노바를 주조로 한 두 편의 보컬곡도 함께 한다. ‘No More Goodbyes’ ‘아무도 모르게’가 그 주인공. 뉴욕서 반년 동안 재즈를 익히고 온 남자 가수 뉴욕물고기(34)의 짙은 허스키 보컬이 낮은 음색으로 노랫말을 읊조린다.
“퓨전이라 할지라도 진지한 퓨전이예요. 팝이라고 해도 좋을 데이비드 샌본식이 아니라, 칙 코리어나 웨더 리포트식의 퓨전이란 말이죠.” 색소폰 주자 이정식(40·수원여대 교수)이 The Quartet의 등을 두드려 준다. 특히 ‘Morning’이나 ‘Friends’ 같은 곡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뚝배기맛 재즈라는 것. 그는 “한국적 재즈의 새 이정표로서 기대되는, 우리 식 퓨전 그룹”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이 앨범에서는 이주한(트럼펫) 한충완(건반) 한상원(기타) 정정배(타악) 등 젊은 재즈 스타들이 세션맨으로 참여, 능숙한 연주로 귀를 즐겁게 해 주고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