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인간배아 복제를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다시 치열하게 일고 있다.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정부 산하 치료용복제 연구위원회는 배아복제가 갖는 의학적 가치를 강조하며 복제 허용을 촉구했으나, 배아복제가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어려운 현실이다.
사실 배아복제는 인간의 세포조직으로 발달하는 배아의 간(幹)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파키슨씨병 등 각종 불치병을 치료하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됐다.
예를 들어 백혈병 환자의 경우 자신의 건강한 피부세포를 채취, 이를 인간 배아를 통해 간세포로 복제한 뒤 이식에 필요한 골수세포로 성숙시킬 수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배아 복제는 단순한 ‘치료 복제’이기 때문에 인간성을 위협하는 행위가 아니다”면서 “심장근육이나 골수를 재생하는 등 배아 복제가 갖는 의학적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도 배아복제를 법적으로 허용하기에 앞서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배아 복제가 인간 복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설득시켜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톨릭 등 종교단체를 비롯한 반대론자들은 배아 복제가 허용될 경우 인간 복제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이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한 법률을 수정할 경우 다른 나라들도 경쟁적으로 이를 수용, 결국 복제 인간이 태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영국 치료용복제 연구위원회는 다음달 배아 복제의 범위를 규정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지에 따르면 이 규정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치료용을 제외한 목적의 배아복제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배아복제가 허용되려면 윤리적 쟁점들을 극복해야 한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최근 복제인간 연구를 5년동안 금지시키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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