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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젊은피' 후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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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젊은피' 후보에게

입력
2000.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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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시 왔다. 그러나 반가운 봄꽃들보다 지겨운 정치가 먼저 만개했다. 꽃들은 늘 새롭지만, 이 땅의 정치는 언제 보아도 그 모양 그 장단이다.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과 후보들의 병역 납세실적 등 신상공개가 소용돌이를 일으키지만, 과연 그게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을 피울지 두고 볼 일이다.기성 정치인은 파렴치한 위선자들이 많고, 또 신인들은 ‘백수건달’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진정한 정치판 물갈이를 기대할 수 있을까 싶다.

■낡은 정치인들의 구악(舊惡)은 새삼 들먹이기조차 지겹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또 선거철마다 물갈이를 떠들지만 그들이 굳세게 버틴 것은 위선적 정치탓만이 아니다. 결국 유권자들 덕분이다. 그러니 이번 선거라고 엄청난 변화가 올 것 같진 않다.

선거판에 오른 후보들부터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고,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선택기준도 변함없으니 ‘유권자 혁명’은 또 다시 선거계몽 구호로 그칠 우려가 크다.

■비관적 전망을 탓하는 젊은 후보군이 있긴 하다. 이른바 386세대, 재야·운동권 출신, 전문가 그룹이다. 그러나 불행하게 이들도 신상공개에서 크게 차별화한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국민의 의무는 용케 모두 피해간 구악들을 빼닮은 이가 많다.

재야출신 여당 부총재가 거의 유일하게 병역과 납세실적이 온전한 것이 반가울 정도다. 민주화투쟁을 하느라 병역은 치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재산은 있는데 세금은 내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이들의 흠이 구악들에 비길바는 못된다. 또 그나마 이들에게 희망을 걸지 못하면, 정치의 앞날은 암담하다.

그래서 그들에게 한가지 주문할게 있다. 선거에서 이겨 썩은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다짐하기에 앞서, 타락한 선거운동부터 바꾸는데 앞장서라는 것이다. 진정 양심세력을 자임한다면, 양심의 의무를 지키는 모범을 보여라. 그렇게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면, 비록 그대들이 장렬하게 산화(散華)하더라도 우리 정치는 희망이 있다.

/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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