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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한일 열기구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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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한일 열기구 횡단"

입력
2000.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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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벤트' 한승철씨“지금까지 제 인생을 끌어온 힘은 새로운 것에 대한‘도전’이었죠“

다음달 1일 천리안의 월드컵 축하이벤트로 서울에서 일본 도쿄(東京)까지의 열기구 횡단에 참가하는 대표 네티즌 한승철(韓承哲·49)씨의 일성이다.

8시간 동안 1170㎞를 날아야하는 강행군이지만 그의 열기구 경험은 줄을 매단 50-60㎙ 계류비행이 전부다.“사진을 좋아하는 저는 높은 곳에서 사진을 찍는 꿈을 꿨지요.

꿈만 있으면 무슨 걱정입니까.”그의 나이와 줄담배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씨는 그저 자신만만이다.

240명이 넘는 쟁쟁한 젊은 신청자들을 물리치고 초로(初老)의 한씨가 대표로 선정된 것은 이런 도전정신으로 가득찬 한씨의 인생살이 덕택. 지금은 제주도에서 자전거하이킹을 보급하지만 그의‘이력(履歷)’은‘이력(異歷)’그 자체다.

10대의 사진현상점 주인에서 20대 전산과 교수로, 사진 미학도로, 다시 유치원장으로, 사진학강사로. 이제는 열기구 횡단가로 나섰다.

‘하고 싶은 일은 해내고 마는 것’은 한씨의 변함없는 인생철학. 중학교 시절 사진에 미쳐 고등학교를 졸업한 1969년 서울 을지로 중부시장 골목통에서 인화점 주인노릇을 했다.

배움의 필요를 느껴 대학에 진학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년이나 지난 73년. 대학에선 컴퓨터를 전공한 79년엔 약관 20대의 나이로 제주전문대의 전기과 전임교수로 부임한다.

그러나 좀처럼 학생들에게서 성취감을 느낄 수 없었던 한씨는 또다시 행로를 바꾼다. 서울로 올라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하기로 한 것. 미학 수업은 어렵기만 했지만, 지금처럼 사진과가 흔치않던 80년대 중반 자신의 석사논문‘예술로서 사진의 미학적 고찰’은 그래서 아직도 자랑스럽다.

30대까지의 인생은 자신의 의지로 달려왔지만 이후의 삶은 전적으로 딸들 덕택이었다는 고백한다. 한씨가 92년부터 유치원을 맡게된 것도‘미술학원에선 아닌데 유치원에서는 왜 아이들을 때리지?’라며 천진하게 묻던 첫딸의 말 때문.

결국은 빚더미에 올라 앉았지만 다시 제주로 내려와‘사랑 유치원’을 운영한 것도 행복한 기억이다. 한씨가 자전거 여행보급가로 나선 것 역시 다섯째 딸 보람(11)양때문.

해안도로에서 제주공항까지 딸과 자전거 하이킹을 다닐때‘늘 행복하다’하다고 웃음짓는 막내 아이때문에 98년말 출범한‘자전거 사랑 전국연합회’의 제주 지부장을 덜컥 맡았다.

한씨는 “이번 비행에서 찍은 사진은 가보(家寶)로 남기고 싶다며”며 “이만하면 다섯 딸들에게‘아버지는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글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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